[생명이네 보호소] 열 네 살 다정한 강아지, 아미의 대부모님들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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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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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부모님. 우리 아미가 많이 아파서 카라 동물병원에 와 있습니다.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대견한 우리 아미. 그 동안 아미는 여러분들 덕분에 친구 코리와 함께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아미에게도 자신을 마음으로 품어준 대부모님들의 애틋함이 전해졌을 거라 믿습니다.

 


 


 

아미는 용인 생명이네 보호소라 부르는 곳에서 왔습니다. 보호소라고는 하지만 큰 방과 치매에 걸린 80대 할머니가 사용하시는 방, 화장실, 부엌 정도가 있는 낡은 집이었습니다. 지난 2012, 할머니의 사위인 할아버지께서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원인 불명의 화재가 났고, 그로 인해 할머니와 방 안에 있는 개 열댓 마리가 모두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카라는 모금을 통해 할아버지의 보금자리로 콘테이너 집을 마련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건강 상태 등의 이유로 개들을 제대로 보살필 수 없었습니다. 개들은 뜬장 위에서 땅 한 번 밟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미도 그런 개들 중 하나였습니다.

 

2014,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땅 부지를 비워주게 되면서 아이들이 뜬장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구청과 할아버지의 보상금 문제로 쉽사리 개들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기약 없이 기다릴 수는 없다고 판단했고, 카라는 할아버지를 설득해 개들을 데려오고 생명이네 보호소를 폐쇄할 수 있었습니다.

 



 | 화재로 전소한 할아버지네 집. 이 곳에서 할머니와 열 마리의 소형견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 강아지들이 지내고 있던 뜬장. 할아버지 혼자서 개들을 다 돌볼 수가 없어, 개들은 이 곳에서 산책 한 번 나오기 힘들었습니다.

 



| 그리고 홀로 오물 천지의 땅 위에서 지내고 있던 우리 아미.



아미는 2014년 구조 당시 9살로 추정됩니다.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한 바닥 위, 오물로 가득 찬 좁은 공간에서 꼼작 없이 갇혀 있어야 했던 아미. 서울 인근에 있는 위탁처로 옮긴 후에는 코리와 함께 깨끗한 땅 위에서, 깨끗한 물과 밥을 먹으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무척 착하고 다정해서 다른 개들과는 곧잘 싸우기도 하는 코리와도 다툼 없이 오순도순 잘 지냈고요.

 

코리는 가장 겁이 많고 사람을 무서워해서 사람을 종종 물려고 덤볐던 반면, 아미는 사람을 좋아하는 견공이었습니다. 귀를 눕히고 사랑을 담은 눈빛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고는 했어요. 오랜 기간 상처받고 외로웠던 탓인지 사람의 손을 허락하지는 않았지만요. 그냥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비위생적이고 비참한 땅 위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구조 당시 심장사상충 치료도 잘 치러내서 참 기특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