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동물은 물건이고 권리도 없는가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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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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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로 인해 안락사 된 동물에 대한 사건에서 반려동물은 위자료 청구권의 귀속주체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동물보호법의 입법 취지나 규정 내용을 고려하더라도 민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동물에 대해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고 이를 인정하는 관습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민법 등에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물과 관련한 우리나라 법의 문제는 동물에게 어떠한 권리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 이전에 동물을 물건으로 본다는 데 있다. 작년 9월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제1차 토론회에서 배의철 변호사(생명권네트워크 변호인단 대표)는 "동물은 현행법상 물건 내지 동산(動産)으로 다루어지기에 생명체라는 특성은 전혀 고려되지 못하고 생명이 있는 강아지와 강아지 인형, 로봇 강아지가 모두 동일하게 다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강아지 인형의 팔을 자르는 것과 생명체로서의 강아지의 팔을 자르는 것은 동일한 '재물의 손괴'로 다루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동물의 현실이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며, 소유주의 결정에 맡겨져야 하는 소유물이기 이전에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존엄성을 갖는 자의식이 있는 생명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의 법적 지위가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한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과 같이 사람-동물-물건이 구분되는 법적 위상이 동물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을 카라는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 녹색당 등과 함께 주장해 왔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이 1,000만 명에 이르는 국가에서 법이 여전히 동물을 물건으로 본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물론 동물이 물건이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곧 동물의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나라와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는 나라 사이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 시각
 
지난 4월 23일 국회에서 있었던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종합토론회에서 심상정, 진선미, 문정림, 한명숙 의원 등 3당의 토론회 공동주최 국회의원들은 인사말을 통해 "한 나라의 위대성과 그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을 다시금 인용했다. 동물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나라는 도덕적으로 수치스러운 나라이다. 카라는 동물보호법 대폭 개정은 물론 동물을 살아있는 감각적 존재로 정의하는 근본적인 법 시각의 변화를 통해, 동물들을 위한 의미있는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낼 것이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2013년 5월 3일
(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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