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루시법 제정을 반대하는 경매장과 그 이익집단인 반려동물협회 등이 설명회가 예정된 장소에 몰려와 항의집회를 예고해 장소를 긴급히 변경했음에도 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며 설명회를 무사히 진행했다. 무엇보다 이날 동물 생산에 있어서 동물 복지를 위한 소수의 개체수 및 전문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대량판매 현실과 이를 부추기는 경매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려동물 경매장은 불법 동물생산으로 마리당 11%의 수수료를 취하며 최대 이익을 보고 있다. 경매장은 전국에 단 17곳으로, 이 가운데 연간 100억원이라는 상당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곳도 있다. 설명회 참석자들은 80년대만 해도 강아지를 생산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번식에 불을 지핀 것은 경매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했다. 또한 루시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곳들은 동물들을 깨끗하게 잘 관리하는 업주분들일 것이라며, 생산자들이 그간 목소리 내지 못했던 것을 이 루시법이 대신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대표는 “전국 17개 경매장은 독과점 특징을 가지며 불법 생산된 동물을 신분 세탁하는 기형적인 구조의 핵심”이라면서 “루시법은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법률로, 한국도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처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K9레스큐 김현유 대표는 “우리나라는 돈벌이 때문에 생산된 개들이 지금도 너무 많다. 극소수 인력이 상당수의 동물을 돌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법을 통해서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고 동물을 제대로 돌보고 가정으로 입양갈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루시법이 통과되면 공장식 번식이 제어되는 것은 물론 강아지 공장 형태의 번식장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릿수로 이익을 승부하는 시대는 가고, 동물복지를 지키는 소수의 자격 있는 생산자만 허락되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또한 ‘모견 학대’, ‘부견 대여’, ‘폐견 유기’, ‘신종 펫숍’, ‘잉여동물 안락사’ 등 현재 난무하고 있는 어지러운 펫산업의 구조적 동물학대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에는 지금 2000여개의 허가 번식장과 3300여개의 펫숍이 오직 17개의 경매장과 연결된 구조 속에서 공장식 번식과 학대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으며, 불법 번식장 또한 1000개로 추정되며 이 역시 경매장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설명회에서는 쟁점 토론 속에 루시법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으며 거리를 좁혀 연관 업계들의 루시법 통과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루시법의 통과로 자신들이 그간 독식해 온 막대한 이윤의 창구가 사라질 것을 두려워한 경매업자 등은 이날 동물권행동 카라 더불어숨센터 입구 바로 앞에 집결해 확성기로 루시법 반대를 외쳤다. 더불어숨센터 1층에는 지난해 카라와 동료 단체들이 보령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한 번식에 이용된 동물들이 있었음에도 이들의 방해는 1시간 넘게 지속됐다.
동물권행동 카라 등 루시의 친구들은 불법 동물생산 온상이자 대량판매 핵심 요인으로 퇴출돼야 마땅한 경매업계와 그 이익집단인 반려동물협회의 실상을 알리며 루시법 제정을 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라에서는 번식장 철폐, 경매업 퇴출, 펫숍 금지를 위해 서명운동(https://campaigns.do/campaigns/838)을 진행 중이다.
◇ 루시의 친구들(1월 6일 기준)
동물권행동 카라, 유엄빠, KK9레스큐, CRK, 코리안독스, 도로시지켜줄개, 다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위액트, 유행사, 동물보호단체 행강,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 부산길고양이보호연대, 묘연, 전남서남고양이복지협회, 봉사하는 우리들, 제주 행복이네, 제주동물사랑실천 혼디도랑, 제주동물친구들 등 19개 동물보호단체. 루시법 제정을 지지하는 너른 연대단위로서 계속 확대되고 있다(문의: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변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