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이/취임식을 개최했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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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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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0일, 카라 더봄센터에서 카라 활동가들이 다함께 모인 가운데 동물권행동 카라 이/취임식이 열렸습니다.

2009년부터 2021년 2월 정기총회까지 무려 12년간 카라의 대표로서 외연의 확장과 내실을 든든히 다지는데 기여해주신 임순례 전임 대표님께 감사를 전하고, 신임 대표로서 카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주실 전진경 대표님을 환영하며 활동가들 또한 카라의 더 단단한 내일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나누었습니다.

두 분 모두 퇴임사와 취임사를 통해 회원님들께 각별한 감사와 당부의 말씀을 전하셨는데요, 카라의 든든한 지지기반인 회원님들께서도 임순례(전임), 전진경(신임) 대표 두 분에게 응원과 축하의 인사를 마음으로나마 나누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퇴 임 사 

 

제가 카라의 대표직을 시작한 것이 20097월이었고 지난 2월 말로 사임을 하게 되었으니 어언 12년에 이르는 매우 긴 시간을 대표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영화감독이라는 다른 활동을 병행했으니 사실 반쪽짜리의 대표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만 막상 대표직을 그만두자니 여러모로 많이 부족한 대표를 도와 열심히 일해 주었던 수많은 활동가와 후원자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활동가들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후원자들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안정적인 단체로 도약한 카라의 현재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가 대표직을 사임하는 이유는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카라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지난 20년이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미약하기 그지없었던 한국사회에 동물운동의 초석을 놓는 시기였다면 미래의 동물운동은 보다 적극적이고 포괄적이며 심도 깊은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카라가 이러한 시대적 부름에 호응하기 위해서는 새롭고도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가 필요함을 절감했습니다. 저는 지난 12년간 활동가들이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단체의 인프라 구축에 힘을 기울였고 이제 그 역할은 어느 정도 성취가 되었다고 판단하였기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두가 회원님들의 덕분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줄어들지 않는 한 동물들의 고통이 저절로 중단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번식장에서, 버려진 길 위에서, 동물원에서, 각종 도살장과 농장에서 그리고 야생에서도 동물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라의 대표로 있던 지난 12년간 저는 동물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함을 느꼈습니다. 반려동물의 식용문제나 학대, 유기 이슈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초기에 비해 최근 시민들의 인식의 범위는 매우 폭넓게 확장되고 점점 더 강력한 관심과 실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일방적 착취로 인해 동물들이 끔찍하게 고통 받는 현실을 함께 성찰하고 그 고통을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사회현상이 제가 바라본 한국 동물운동의 커다란 희망이자 가능성입니다.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열정으로 무장된 신임 전진경 대표와 50여 명의 활동가는 새로운 동물권행동 카라의 도약, 진일보한 한국 동물운동을 위해 아낌없이 전진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저도 당분간은 이사로 남아 대표로서 가지고 있던 네트워크와 자원을 더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응원과 지지는 카라의 가장 소중한 자원임을 늘 기억해 주시기 바라며 동물도 행복한 세상, 인권을 넘어 생명권이 살아 숨 쉬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간 감사했습니다.

모두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3월 10일

임 순 례




취 임 사

 

동물이 인간의 일방적인 착취와 이용에서 벗어나 존엄한 생명으로서 그들 본연의 삶을 영위하고, 모든 생명이 균형과 조화 속에 공존하는 세상

 

동물학대·방치·유기가 없는 세상, 꿈은 이루어진다는 현수막을 내 걸고 2014년 개관한 마포 더불어숨 센터 그리고 약 6년 후 20204월 준공한 가여움이 아닌 반가움의 공간더봄센터까지 카라의 모든 활동가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동물권의 확장을 위한 양 날개, 더불어숨 센터와 더봄센터를 갖추고 당당한 시민단체로서 걸음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굽이굽이 모든 어려운 순간들을 수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응원으로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강은엽 명예대표님이 놓아 주신 디딤돌, 임순례 대표님이 확장하고 다져주신 든든한 유무형의 인프라, 현직 활동가들의 헌신과 열정, 힘들고 지칠 때면 언제나 손 내밀어 일으켜 세워 주신 12천명에 달하는 회원님 한 분 한 분 모두가 카라의 은인들이십니다.

 

국가 경제 수준과 교육 수준에 비해 우리나라의 동물권, 동물복지 수준은 반려동물·농장동물· 야생동물 등 전 영역에서 여전히 낙후되어 있습니다. 방치된 동물, 학대당하는 동물, 산업의 공고한 체계 내에서 생명이 아닌 도구로서 철저히 대상화된 동물들까지 이들의 슬픔과 고통은 끝이 없습니다. 많은 분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동물권행동 카라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더 높을 수밖에 없기에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막중하게 다가옵니다. 이러한 때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제가 동물권 활동의 소중한 산실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로 취임하게 되어 더욱 어깨가 무거워지며 경건한 마음이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초심으로 돌아가 고통 받는 동물들의 곁에서 그들을 대변하는 보다 선명하고 전문적이며 강력한 동물권 활동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밖으로 여러 단체, 전문가, 시민들과 연대를 확장하며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확대하며 안으로는 열정적인 활동가들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임순례 감독님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한국 동물권 활동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주셨듯이, 저도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정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활동가들, 카라를 지켜보시며 응원해 주시는 동물권의 여러 동지와 동료 단체들, 그리고 언제나 이끌어주시는 회원님들의 아낌없는 지도편달을 요청 드립니다.

 

끝으로 임순례 감독님께 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겨울이면 바람을 막아 주셨고 여름에는 그늘을 드리워 주신 감독님, 그 너른 품에서 그동안 행복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카라가 크게 비상하는 그날까지 언제까지나 애정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세요


2021년 3월 10일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전 진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