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카라는 경기도 연천의 한 '허가' 번식장에서 80여 마리 개들을 구조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늘어선 뜬장에는 온갖 종류의 품종견들이 말라버린 물그릇과 함께 갇혀 있었습니다. 그 밑에는 수년간 쌓인 배설물이, 주변에는 불법의료행위를 짐작할 수 있는 주사기와 약품, 그리고 뼛조각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우리는 한 뜬장 속에서 반복되는 강제 출산으로 자궁이 빠져나올 지경이 되어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개, 루시를 발견했습니다. 활동가들이 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루시는 이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죽음으로 인해 피학대동물 긴급격리와 소유권포기가 이뤄지며 8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 지난날 영국에 '루시'라는 개가 있었습니다. 강아지 공장에서 6년 동안 번식에 '이용'되다가 구조된 후 18개월만에 세상을 떠난 루시를 계기로 영국에서는 강아지 공장 근절을 위한 '루시법(Lucy's Law)' 운동이 일어났고, 2018년 '루시법'이 통과되었습니다. ⠀ 우리는 연천 번식장에서 이름도 없이 죽은 이 개에게 루시라는 이름을 뒤늦게 지어주었습니다. 카라에서는 구조한 개들의 치료와 입양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여전히 수 천개의 번식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또 다른 루시들을 살리기 위해 반려동물 매매금지와 강아지 공장 폐쇄를 위한 한국의 '루시법'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루시의 명복을 빌며, 한국의 수많은 루시들을 위한 카라의 정책활동을 지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