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차로 개 끌고, 짐짝처럼 포개 운반해도 모두 무혐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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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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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규정 모호, 고의 아니었다고 잡아떼면 '무혐의'…선진국선 학대 구체적 나열해 처벌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민법 개정도 과제…녹색당·카라 동물보호법 개정 토론회 열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들이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가 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동물들은 어떻게 대우받고 있을까. 최근에 불거진 몇 가지 유명한 동물학대 사건과 그에 대한 수사기관의 판단을 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전북 순창군의 한 축산농가가 소 값 파동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자신이 기르던 소 33마리를 굶겨 죽인 사건에 대해 경찰은 동물 학대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4월20일 자정 무렵 어느 승용차가 경부고속도로에서 트렁크에 비글 종 개를 매단 채 질주해 개가 죽은 사건이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반발이 거셌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7월21일에는 제주에서 목포항으로 향하던 여객선에 대량의 애완견을 철장 속에 포개어 싣고 가는 모습이 발견됐으나 제주도는 “법적 제재를 가할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도 지난해 전면 개정해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동물보호법이 있다. 이 법 제1조는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의 방지 등 동물을 적정하게 보호·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함양하는 데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왜 동물 학대가 명백해 보이는 사건마다 이 법을 들이대기만 하면 무용지물이 될까. 지난달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녹색당+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주관으로 열린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지적과 대안이 나왔다.
 
심상정·장하나·진선미 의원실이 함께 참여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무엇보다 동물 학대 행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해 자의적 판단을 막는 것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민법과 헌법 등의 개정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배의철 카라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 대표는 ‘최근의 동물 학대 사례를 통해 본 동물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동물보호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한겨레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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