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피해동물 1차 긴급구호

  • 카라
  • |
  • 2019-04-12 22:03
  • |
  • 1894

※ 주의, 타 죽은 사체 사진은 전부 제외했으나 잔인한 사진이 있습니다.






1. 고성의 지금, 그리고 치료지원


카라 활동가들과 의료진은 강원도 고성을 방문했습니다.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용촌리, 인흥리, 봉포리, 성천리, 원암리 등 고성 전체를 구석구석 돌며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을 만났습니다.


여전히 탄내가 나고 까맣게 그을린 마을 속, 동물들도 산불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반려인이 목줄을 풀고 대피소로 간 덕에 목숨을 부지하고 다시 불이 꺼진 집으로 돌아온 개들도 많았고, 짧은 목줄에 묶여 있었으나 두어 걸음 차이로 화마(火災)를 면한 개들도 있었습니다. 까맣게 타죽은 개들도, 털이 조금 그을린 개들도 있었습니다.





농장동물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한 농장의 염소들은 보살핌을 받지 못해 굶주린 듯 했습니다. 닭들은 피할 데가 없어 꽁지깃이나 벼슬이 타기도 했습니다. 열 마리의 닭을 키웠는데, 아홉은 죽고 한 마리만 살아남았다는 집도 있었습니다. 어린 닭들은 저들끼리 모여 무언가를 쪼아먹어 사료를 부어주었습니다. 연기에 그을려 까매진 길고양이들은 이따금씩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많은 소들이 타죽었습니다.


| 벼슬과 깃털이 까맣게 탄 닭들.




열 마리 닭들을 키우던 집, 모두 죽고 한 마리의 닭만 살아남았다. 닭은 리어카로 만든 임시거처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


만나는 동물마다 사연이 깊습니다. 네 마리 개를 길렀던 할머니는 산불이 들이닥치자 한 몸 추슬러 도망가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돌아오고 나서는 까맣게 타죽은 세 마리 개를 보았고, 살아남아 꼬리를 흔드는 남은 한 마리 개들을 보며 가슴을 치며 울었다고요. 옆집 개가 항생제 주사를 맞고 삐지는 동안, 할머니의 개는 주사를 맞거나말거나 그저 기뻐 엉덩이춤을 출 뿐이었습니다.

대피소로 간 이웃을 대신해 어린 백구들을 돌보는 집도 있었고, 반려견의 화상치료 후 소독약을 얻어 많이 기뻐하던 할머니도 계셨습니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재난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의 삶은 어떻게든 계속됩니다. 



2. 피해동물을 위한 사료지원

⠀⠀⠀⠀⠀⠀
카라는 고성으로 500kg의 사료를 싣고 달렸습니다. 만나는 동물 모두에게 사료를 전달했습니다. 다행히도 동물들은 이웃들 등이 끼니는 꼬박꼬박 챙겨서 배 곯는 일은 없는 듯 합니다.
⠀⠀⠀⠀⠀⠀
많은 시골개들이 으레 그렇듯 대부분 짬밥이나 식은 밥이 개들의 식사였습니다. 사료 지원으로 인해 반려견에게 사료를 처음 먹여보는 집이 많았습니다. 당장 오늘 말고도 이후로도 계속 사람 밥 대신 사료 챙겨주시라고 사료를 몇 포대 쌓아놓았는데요, 마을 어르신들은 "이렇게 좋은 밥은 애들한테 처음 먹여본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지금 사료를 먹여보는 경험이 이후의 일상으로 쭉 이어지기를 부탁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