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쥬 근황 #2

  • 김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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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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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69

안녕하세요, 도쥬가 뒷발로 인사 드립니다.

도쥬가 저희 집에 온 지 어느덧 2개월이 넘었네요. 그 동안 도쥬는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바로 이발입니다. 저희 도쥬는 워낙에 이쁘게 생겨서 털을 깎아도 이쁘겠거니 했습니다.

사실 이전에 키우던 강아지는 단모종인 미니핀이었는데 본판이 매우 잘 생긴 친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모종 강아지가 이발을 했을 때 목격할 수 있는 큰 변화에 대한 고려가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음..... 도쥬를 맡기고 다시 데리러 갔을 때 어디선가 도쥬 울음 소리는 들리지만 도쥬가 보이지 않아서 당황하던 차였습니다.

미용사 분께서 이런 강아지를 제게 안기셨습니다.

...

저희 도쥬였습니다. 처음에는 웃음만 많이 나왔는데 보다보니 이뻤습니다.

이모들은 정준영을 닮았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잘 생겼지요?

이런 모습으로 이모 댁에 가기로 했습니다.

이모댁에서 사촌 강아지 모임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혹여나 다른 사촌 강아지들이 도쥬를 멸시할까봐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모댁으로 이동하는 차 안입니다. 도쥬는 가정 환경의 변화가 많았던 아이라서 그런지 차에 탑승하는 것을 매우 무서워 합니다.

5분 거리의 마트에 갈 때에도 끼잉 꾜옹 꺄앙 하고 찡찡대거나 울고 달달달 떱니다.

차에 타도 더 이상 도쥬가 슬퍼할 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차에 태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는데 약간의 칭얼댐만 보이고 있습니다.


이모댁은 마당이 있어서 울타리 내에서는 도쥬가 목줄 없이 뛰어다닐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도쥬가 행복한 모습을 보니 저도 즐거웠습니다.

이곳에서 사촌 형아 강아지의 밥을 뺏어 먹어서 사촌 형아 강아지에게 호되게 혼이 났습니다.

복층에 올라가 도쥬를 부르니 어리둥절하며 저를 찾는 모습입니다.

낯선 환경이라 그런지 계단에 올라오는 것을 무서워 했습니다.

도쥬에게도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서 다음에도 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도쥬는 인형을 참 좋아합니다. 자기와 꼭 닮은 인형과 코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산책을 나가지 못 한 날도 있었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산책을 나갈 수 없어 화가 난 도쥬가 탁자 밑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도쥬 발은 아직 핑크빛이 많이 남아있는 아가 발입니다.

산책을 자주 나가다 보니 점점 굳은 살이 박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가 조금 오는 날 사촌 형아 강아지에게서 얻은 우비를 입고 벚꽃길을 걷는 도쥬입니다.

이렇게 산책을 다녀오면 꼭 발을 씻기는데 최근 들어 산책하고 힘들다며 바닥에 눕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사지를 뻗고 누워서 진상이 따로 없습니다.

최근 동네 산에 가서 산책을 했습니다.

가는 길에 많은 강아지를 만났고 그때마다 도쥬는 소리를 많이 질렀습니다.

강아지를 보면 소리 지르는 버릇은 영 고치기 어렵습니다.

사실 새를 봐도 소리를 지르고 고양이를 봐도 소리를 지릅니다.

저는 도쥬 덕에 새삼 닭도 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도쥬는 그냥 사람 이외의 생물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 같습니다.

막상 도쥬가 소리 지르며 이끄는 대로 상대 강아지에게 데려가도 꼬리 치며 냄새만 맡을 뿐 큰 일은 없는데 워낙 소리가 커서 많이 창피합니다.

산에서 내려와 테라스가 있는 카페에 갔습니다.

이 곳에서는 닭 모양 인형을 보고 닭이 있다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커피 마실 줄 아는 척.... 여유 있는 척... 인형하고 실제 닭을 구분할 줄 아는 척....

이제 도쥬의 털이 다시 자라나고 있습니다.

도쥬 털이 잘리고 자라고 잘리고 자라는 모습이 계속 반복되면서 도쥬의 이발 후 모습도 익숙해지겠지요.

저희는 못난 모습도 공유할 수 있는 가족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도쥬 근황 다시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4

나세은 2017-05-22 11:59

놀랍도록 저희 아가 파쿠와 많이 닮았어요~너무 예쁩니다~~~♥♥ 저희파쿠도 아래이가 도깨비처럼 밖으로나와 제동생이 귀여운일본도깨비 갓파쿠 이름을따서 파쿠라고했거든요^^보면볼수록 정이갑니다♥


정이은 2017-04-24 18:07

세상에 너무너무귀여워요ㅋㅋㅋ도쥬 완전 제취향저격이네요ㅠㅠㅠㅠㅠ미용하고 낯선모습으로 곤하게 혀빼물고 잘때 얼마나 귀여우셨을까요? 동네방네 소리를 치지만 악의는 없는 도쥬의 모습도 상상하며 흐뭇하게 웃어봅니다 너무너무 이쁜 도쥬 소식 또 올려주세요~~!!


김모미 2017-04-24 17:42

틈틈히 도쥬의 소식을 들을 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도쥬가 행복해 보여서 참 다행입니다.


하양이네 2017-04-24 16:24

도쥬 못나지 않았어요! 이래도 저래도 이쁜걸요ㅎㅎ 저희집 둘째(양순이)도 으순이여서 미용전후 차이가 많이 나긴 하는데, 어떻게 하든 이쁘더라구요~ 도쥬는 발바닥이 참 애기애기 하네요♥^^ 도쥬소식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