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도서관] 외국에서는 어린이가 동물권리를 어떻게 배울까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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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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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동물'의 연결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동화의 캐릭터로 의인화된 동물을 만날 수도 있으며, 생명 감수성 및 창의력 향상, 생명을 관찰하며 과학적 사고를 높이기 위해서도 동물은 어린이 교육에 자주 등장합니다. 어린이는 책을 통해 동물에 대해 배우고 친구와 같이 친밀한 존재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 도서는 인간 중심적으로 동물을 다루기도 합니다. 더럽고 욕심이 많은 캐릭터로 '돼지' 혹은 야비한 성격의 '늑대'와 같이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경우는 아직도 많이 발견됩니다. 또한, 반려동물을 다루는 도서에 논쟁이 많은 야생동물을 넣거나, 생명존중보다는 어린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 동물을 소개하는 책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도 앞둔 지금, 특히 어린이와 함께 생명을 존중하고 동물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싶다면 우리는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까요? 추천해드릴 좋은 국내 도서들도 많지만, 먼저 해외에서는 어린이에게 어떻게 동물 권리를 이야기하는지 다섯 권의 해외 어린이 도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 <Animal Rescue> | Patrick George | 영국 | 2016

동물권리를 다루는 해외 어린이 도서 중 가장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거실 바닥에 깔린 호랑이 가죽 카펫이 보입니다. 호랑이는 왜 인간의 집 거실에 누워 있을까요? 호랑이에게 더 편안하고 행복한 장소가 인간의 집이 아니라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는 이 동물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한 페이지만 넘기자, 동물의 상황이 변합니다. 호랑이는 생기 있는 표정으로 야생에서 뛰어놀고 있습니다.

코끼리, 거북이, 닭, 상어 등 각각의 동물도 호랑이와 같이 두 가지 상황에 놓입니다. 어린이는 페이지를 넘겨보면서 동물의 표정, 몸짓, 주변 환경을 비교하며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린이는 어떤 환경이 동물에게 더 행복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Animal Rescue>는 팝업과 같이 입체적 구성된 그림책도 아니고 음성이 나오는 기능도 없습니다. 아무런 글 없이 오직 그림으로만 어린이에게 동물 권리 메시지를 분명하고 훌륭하게 전달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이는 한 페이지를 넘겼을 뿐이지만, 동물을 구조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단순하게 신기한 마법으로만 그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던 동물의 모습이 사실 동물에게 행복한 일이 아니었음을 어린이가 직접 고민하고 깨닫는 과정은 그 어떤 생명 존중 교육보다도 어린이의 생각에 깊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생에서 홀로 앉아 있는 곰, 그리고 그 옆에는 동물원에 갇혀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있는 또 다른 곰도 있습니다. 투명한 페이지를 넘기고 나자, 마치 곰 한 쌍이 다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변합니다.

이번에는 개 한 마리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또 어떤 마법이 일어날까요? <Animal Rescue>를 읽은 어린이가 만들어가는 미래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2. <The Help Yourself Cookbook for Kids> | Ruby Roth | 미국 | 2016

<우리를 먹지 마세요!>라는 동물 권리 그림책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루비 로스의 '지구, 동물, 인간을 위한 어린이 요리책'으로 어린이가 만들 수 있는 60가지의 채식 레시피를 담고 있습니다.

<The Help Yourself Cookbook for Kids>는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을 요리를 선택하고 만드는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매력적인 색감과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조리법은 아이들의 흥미를 잡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요리법과 함께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는 우리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 동물, 그리고 지구 그 자체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고기반찬이 없으면 음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는 어린이, 채식을 궁금해하는 어린이, 어린이에게 채식에 대한 정보를 편안하게 알려주고 싶은 베지테리안 보호자라면, <The Help Yourself Cookbook for Kids>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해외도서이다 보니 소개되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입 농산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동물, 인간, 지구를 위해 '로컬 푸드(우리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되는 농산물)'를 지향하고 있으니, 이 책을 참고하여 우리 음식을 국내 농산물로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3. <A Kids´ Comprehensive Guide to Speaking Dog!> | Niki J Tudge | 미국 | 2017

어린이의 생명존중과 동물권리 교육을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반려동물 관련 교육입니다. 아이들이 인간 이외에 가장 가깝게 지내는 생명이 바로 반려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대한 교육을 접하기는 어려운 데다가 교육이 있다 해도 대다수 성인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작년부터 반려견 물림 사고가 이슈가 되면서 '어린이 반려견 안전 교육'을 논의하는 지자체도 있었지만, 동물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고 '인간 중심적'으로 접근하여 인간의 안전만을 대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동물복지 선진국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요?

<A Kids' Comprehensive Guide to Speaking Dog!>은 어린이를 위한 반려견 행동 분석 실용서로 마치 외국어 초급을 배우듯이 반려견의 언어를 배우도록 돕습니다. 반려견이 행복할 때 하는 행동, 두려워하거나 화가 났을 때의 행동을 어린이에게 대화하듯이 쉽게 내용을 전하고, 이해하기 쉬운 그림과 사진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전문적인 반려견 행동 분석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는 개의 행동을 이해한 후 적절한 행동을 취함으로써 개와 인간 서로가 행복한 의사소통을 스스로 만들어 갑니다.

아이와 반려견이 함께 지내고 있거나 앞으로 계획한다거나, 이웃집이나 친척 집의 반려견을 만날 기회가 잦은 어린이나 보호자가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국내에서도 인간과 동물의 안전한 공존을 위해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동물의 입장을 생각하고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는 교육이 풍부해지길 기대합니다.


4. <Not A Nugget> | Stephanie Dreyer, Jack Veda | 미국 | 2015

농장 동물은 음식일까요? 친구일까요? 어린이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으로 식탁 위에 오르는 닭, 돼지, 소는 사실 어린이에게는 동화책이나 그림책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음식으로 만났을 때는 우리 모두 너무 쉽게 농장 동물이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Not A Nugget>은 농장 동물이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유아와 어린이에게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닭이 사과를 굴리며 노는 것을 즐기고, 돼지가 개나 세 살 아이보다도 똑똑하다는 사실, 그리고 터키가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따뜻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농장 동물은 동화책에서 의인화되어 등장하는 경우는 많지만, 생명 그 자체로 어떤 습성을 가졌는지 정보를 담은 책은 거의 출간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룡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다룬 책은 가지각색으로 출간되는 반면, 우리나라에만 한해 10억 마리 이상의 농장 동물이 살다 떠나감에도 농장 동물의 과학적 정보, 본성, 습성을 다루는 책은 왜 출간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몰라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5. <Amanda the Teen Activist - Feathers & Freedom> | Catherine Kelaher | 오스트레일리아 | 2017

어린이를 비롯하여 청소년까지 함께 읽으면 좋을 동물 권리를 다룬 소설도 소개해드립니다. 닭을 안고 무표정하면서도 굳은 의지를 담은 주인공의 표정이 인상적인 <Amanda the Teen Activist - Feathers & Freedom>입니다.


주인공 아만다는 동물을 위해 세상을 바꾸고자 행동하는 청소년입니다. 아빠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배우고 듣고 말하며 주체적으로 행동합니다. 과연 10대 청소년 한 명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영웅 한 명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모인 시민들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Amanda the Teen Activist>의 아만다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주체적이고 긍정적인 롤모델이 되어줄 것입니다. 만약 이 책이 좀 더 일찍 나와서 더 많은 청소년이 읽었다면, 동물 권리 운동과 생명을 존중하는 세상은 지금보다 더 몇 발자국 앞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동물권리와 생명존중을 다루는 해외 어린이 도서 다섯 권을 살펴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면서, 국내에 어떤 방향으로 생명 존중 교육을 진행하면 좋을지 생각하면 설레기도 합니다. 


생명공감 킁킁도서관은 이번 해외 어린이 도서 추천을 시작으로 나날이 급변하는 국내 어린이 도서, 농장 동물 관련 추천 도서, 이슈별 도서 등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추천도서 콘텐츠는 네이버 포스트에 먼저 게시되고 카라 홈페이지에도 공유될 예정이오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생명공감 킁킁도서관의 네이버 포스트에 팔로우하시고 정보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생명공감 킁킁도서관 네이버 포스트: https://post.naver.com/karalibrary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교육아카이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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