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해부실험 수업, 꼭 그래야만 했나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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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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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36

*첨부된 공문에, 추가 제보 사진 자료와 카라의 입장을 전달하는 의견서가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지난 겨울, 한 시민의 제보가 도착했습니다.

2018년 11월말 즈음, 교원 빨간펜 센터에 다니는 아이가 있다는 시민으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토요일마다 하는 수업에서 동물의 사체(뇌)를 해부하는 수업이 있었고, 이것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아 제보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위 사진의 교육안내를 받았을 때 모형으로 하는 수업일꺼라 생각하고 해당 수업을 신청하였으나 이후 공유받은 수업 현장 사진을 통해 실제 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이런 수업이 문제가 없는지 걱정과 우려가 가득한 상태였습니다.


해부수업중지요청 공문과 함께 수차례 메일과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에 카라에서는 당 제보를 받은 뒤, 빨간펜 센터가 속해있는 교원 그룹 내 교원에듀 고객센터를 통해 담당자와의 소통하길 원했으나 윤리제보센터로 접수하라는 안내를 받았고, 이에 해부수업중지요청공문을 윤리제보센터 이메일 주소로 보냈습니다.



위와 같이 메일을 재차 보내고, 고객센터에도 다시금 연락을 취해봤으나 아직까지도 어떠한 입장 표명이나 답변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제보자분과 전화 통화를 나눴습니다.

** 제보자분께서는 아이가 구독하고 있는 학습지와 선생님이 연관되어 있다보니 직접 항의하기가 어렵고 조심스럽다는 입장이셨습니다.

이에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요약 및 표현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

Q. 아이의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연령은 어느정도인가요?

A. 9살이고, 유치원생(6-7세)부터 초등학교 전학년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Q. 빨간펜 센터를 통해 어떤 교육을 받는지요?

A. 교과 연계 과학/사회 프로그램들이고, 제보 후 추가 해부 실험은 없었습니다.

Q. 카라로 어떻게 연락(메일)하시게 되었나요?

A. 아이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수업을 받지 않았는데, 나중에 사진을 공유받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해부 수업이 문제가 없는 것인지 검색하다 카라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고, 이런 해부가 미성년자에게 좋지 않다는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Q. 해부 수업에 대해 어떤 감정과 생각이신지요?

A. 아이들이 굳이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 실험들을.. 대학생이나 성인이 되어서 해도 되는 걸 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형이라 생각했는데, 실체 피가 있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수업하시는 선생님들이 아니라, 이날 수업은 다른 사람들이 진행한 걸로 봤을 때 외부에 위탁을 맡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표정에서 싫어하는 것도 느껴졌고, 위생 상 안전한지에 대한 걱정도 되었습니다.

Q. 해당 수업에 참여한 학생/학부모 중 불편해하는 사람은 없었나요?

A. 학부모들에게 사진만 공유받은거라 그런 얘기는 따로 없었고, 소통방 안에서 학부모 입장으로 이건 아닌거 같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참여를 안 하고, 체험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광고할 때 실제 사체인지 모형인지 안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품 구매자 입장에서, 교육/교재를 사고 선생님들과 연결되어있다보니 안좋은 얘기를 하면 불이익이 생길까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미성년자의 동물실험! 정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동물보호법 제23조(동물실험의 원칙)

① 동물실험은 인류의 복지 증진과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② 동물실험을 하려는 경우에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③ 동물실험은 실험에 사용하는 동물(이하 "실험동물"이라 한다)의 윤리적 취급과 과학적 사용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자가 시행하여야 하며 필요한 최소한의 동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④ 실험동물의 고통이 수반되는 실험은 감각능력이 낮은 동물을 사용하고 진통ㆍ진정ㆍ마취제의 사용 등 수의학적 방법에 따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동물실험을 한 자는 그 실험이 끝난 후 지체 없이 해당 동물을 검사하여야 하며, 검사 결과 해당 동물이 회복될 수 없거나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으며 살아야 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빨리 고통을 주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⑥ 제1항부터 제5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동물실험의 원칙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링크 : http://www.law.go.kr/법령/동물보호법/(20180921,15502,20180320)/제24조


교육부는 '생명존중교육에 반한다'는 이유를 들어 2007년 초등학교 정규교육과정에서 해부실험을 제외했으며, 2018년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제24조2“미성년자 동물 해부실습의 금지”조항이 신설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스위스/노르웨이/네덜란드/덴마크 등 다수의 선진국형 국가들은 어린이, 청소년의 동물 해부실험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동물복지에 대한 배려 뿐 아니라, 해부실습 등 어린이 청소년의 동물실험이 윤리적, 사회적, 환경적 맥락에서 백해무익하기에 '비교육적'이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카라는 교원 빨간펜 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는 해부 실험 및 수업 중단과 함께 이후 동물의 생태와 복지를 고려한 생명존중 교육으로의 구체적인 전환 계획 답변을 다시금 요구합니다.


전세계적인 추세와 함께 국내에서도 변화의 요구와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이 때에, 사교육 기관의 주말 교육프로그램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제 동물 사체를 사용한 해부실험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것은 적법적이며 실제 교육으로의 의미와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걸까요? 정말 꼭 해야만 할까요?


생명감수성이 싹트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동물과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 자신의 측은지심을 외면하는 태도부터 배우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카라는 이번 교원빨간펜센터 사례뿐만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의 동물실험이 원천적으로 금지되는 그날까지 법 개정을 위한 노력과 시민 인식 개선 캠페인을 계속하겠습니다. 


덧.
게시글이 올라간 이후, 뉴스1 에서 해당 내용을 기사화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첨부된 공문과 게시글 내용을 토대로 기사가 작성되었고, 이 과정에서 교원 그룹 관계자의 답변이 추가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아래 기사 원문 링크를 올립니다.
기사 확인하기 >> http://news1.kr/articles/?3568782




-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아카이브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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