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 밥을 안먹고 폐가로 숨어들던 '온순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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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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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1년 전 처음 만났을 때 아이가 구내염이 심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1년 동안 병원에서 약을 조제해 와 꾸준히 급여해서 좋아지는 듯 하였으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12월 20일경) 호흡기 증상이 발현되면서 다시 밥을 먹지 못하고 자꾸 숨기만 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동일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딸 아수라(3세)가 겨울집 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어 더이상 구조를 미룰수 없었습니다. 온순이는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밥도 먹지 않고 근처 폐가로 숨어들기 때문에 그냥 방치하면 손쓸 수 없어서 겨울집 앞에 포획틀을 설치하고 구조하였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동물병원에 입원해서 전발치 수술과 호흡기 치료를 하였고 식욕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술하신 원장님께서는 치조골이 다 무너진 상태에서 이 정도로 삶을 유지한 것이 기적이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리 방사일은 일주일 후인 1월 25일 경으로 보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후원을 하면서 나보다 힘든 케어테이커들이 지원을 받기를 원하여 그동안 자비로 구조치료 하였으나, 동시에 세 아이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닥쳐 치료지원을 신청합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항바이러스제 투약하며 호흡기 증상을 가라앉히고 동시에 면역치료를 시행하면서 전발치 수술 했습니다. 입안 발적이 계속 남아있고 눈 상태가 좋지 않아 입원치료를 예정보다 오래 했습니다. 완치되어 2월 9일 오후 3시에 원래 머물던 곳으로 방사했고 밤10시 경 밥자리에 나타나기는 했으나 아직 경계중이라 사진은 찍지 못했어요..



[최근 소식]

온순이가 드디어 왔습니다. 밤마다 아이가 숨어있는 폐가에서 불러도 보고 근처에 적외선 카메라까지 설치해놓고 살폈지만 아이가 약한 울음소리만 낼 뿐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지난 2주간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었습니다. ㅠㅠ 
조금 전에 밥자리에 와서 츄르와 캔에 약 타서 먹었어요. 못챙겨먹어서 살이 빠졌네요. 이제 마음이 풀린 거 같으니까 매일 올 거에요. 약 잘 챙겨먹이고 비위 열심히 맞춰서 전성기의 온순이로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온순이의 치료가 생각보다 길었네요. 눈, 코, 입이 다 골고루 좋지 않으니 치료 받느라 온순이도 고생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치료기간이 길어진 덕분에 추위가 풀린 후에 방사되었으니 어쩌면 잘된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제자리로 돌아가서도 경계하며 모습을 보이지 않던 온순이가 다시 나타났으니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이제 온순이가 다시는 아프지 않고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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