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 버려져 영역 다툼에서 밀려나 병 든 '노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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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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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유원지도 있고 캠핑장도 있어서 외지인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을 데려와서 유기하는 일도 가끔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천벌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구조한 노랑이도 누군가 유기한 것 같습니다. 동네 힘센 녀석들은  물론이고 어린 길고양이들한테까지 공격을 당할 만큼 노랑이는 힘이 약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양쪽 귀가 뜯겨 있었고 걷는 것도 불편해 보였습니다.

노랑이를 오며 가며 지켜봤는데 길에서 살아남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선 뜯겨있는 귀가 심해보였고 걸을 때 아파하는 것 같아서 동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구조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엑스레이에서 골절이나 관절염 소견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귀는 공격을 당해서 뜯겼을 수도 있고 과거에 이개혈종이라는 귓병에 걸려서 귀 모양이 변형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귀는 진드기가 심해서 퇴원 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걱정했던 다리와 귀는 큰 문제는  아닌데 이빨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 이빨이 전부 부러졌는데 길고양이들이 공격을 했는지 사람에게 학대를 당했는지 모르겠지만 부러진 이빨과 잇몸 속에 남아 있는 뿌리 모두 발치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산 넘어 산이라고 마이코플라즈마 라는 전염병에도 감염돼 있어서 약을 오래 먹였습니다. 마이코플라즈마는 공기 중으로 감염시킬 수 있어서 치료가 끝날 때까지 집에 다른 고양이와 같은 공간에 두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노랑이는 굉장히 특이한 점이 있는데 하루 종일 거의 잠을 잡니다. 잠을 자는 건지 자는 척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움직임이 거의 없고 눈을 뜨고 있는 시간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캔을 주면 사람이 있을 때는 움직이지 않다가 사람이 나가는 것 같으면 바로 일어나서 먹습니다. 배변 상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통원 치료받으러 갔을 때 노랑이 상태를 상담했습니다. 병원에서 검사는 다 했으니 시간을 두고 더 지켜보자고 했습니다. 노랑이를 구조한 지 두 달여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귀가 낫지 않아서 통원 치료 중이고 마이코플라즈마는 완치가 됐습니다. 노랑이는 길에서 살아가기 어려운 고양이라서 방사하지 않고 저희 집에서 제가 키우겠습니다. 노랑이가 아직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노랑이가 다가올 때까지 여유 있게 기다리며 보살펴 주는 노력하겠습니다.

노랑이는 귀를 또 만졌는지 다시 안 좋아져서 지난주에 동물 병원 다녀왔습니다. 귀 치료만 끝나면 치료는 다 된 것 같습니다. 조만간 방 하나를 손질해서 노랑이가 편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려고 합니다. 길에서 쫓기며 살았고 다른 고양이들한테 공격당하며 사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사는 동안 맘 편히 살 수 있게 보살피겠습니다. 


* 사람에게 버려져서일까요? 마음을 열지 않는 노랑이가 구조자 님을 만나 전발치와 마이코플라즈마의 치료를 받은 것처럼 마음의 상처도 치유되어 행복한 묘생 이막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노랑이를 구조하시고 입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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