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떼조차 쫓아낼 힘이 없던 구내염 길고양이 ‘동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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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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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처음 ‘동이’를 본 것은 2018년 망원시장 근처에서 젊은 돌보미에게 밥을 얻어먹는 모습이었습니다. 입가에 끈적이는 침이 흘러 구내염 초기로 보였지만, 그래도 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019년 젊은 돌보미는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동이는 제가 밥을 챙겨주게 되었습니다.

동이는 반복된 출산으로 어떻게든 중성화를 해주기 위해 1년 이상을 쫓아다녔으나, 예민하고 영리한 동이는 포획할 수 없었습니다. 계속되는 포획 시도로 예민해진 동이에게 우선 밥이라도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사료를 물로 불려서 맛있는 캔, 구내염약과 영양제를 섞어서 주기 시작했습니다.

먹기 불편한 동이를 위해 식사를 유동식으로 준비하니 동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정해진 자리에 와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하루 2~3번 먹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동이의 구내염은 점점 악화되고 동이도 쇠약해져 갔습니다.

아픈 길냥이를 구조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구조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올해 들어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동이를 볼 때마다 마음은 돌덩이를 지고 있는 것처럼 무거워지고,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동이는 점점 기력이 쇠하고, 밥도 이전처럼 잘 먹지 못하면서 은신처에 웅크리고 앉아만 있는 날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동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보러 갔고, 어떻게든 밥을 먹이기 위해 애썼습니다.

혹시 밤에 혼자서 죽어 있지 않을까 하는 밤에 동이의 은신처를 찾았는데, 힘 없이 웅크려 앉아 있는 동이 위에 모기들이 떼로 달려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은 이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동이는 병원에 입원해 기본검사를 하고, 며칠간 수액을 맞으며 기력을 회복한 후 전체 발치 수술을 했습니다. 또 안구 눈꺼풀에 차있는 농도 제거하고, 피부 염증으로 전신 이발 후 치료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늦었지만 중성화 수술도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병원 입원 당시만 해도 동이가 얼마 살지 못하고 죽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검사수치가 신장을 빼고는 다른 부분은 크게 나쁘지 않아 관리만 열심히 해주면, 오래 살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앞으로 동이는 신장수치 검사 및 피부염증 등 치료를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면서 건강관리할 예정입니다.

저는 동이의 삶의 의지가 감히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동이를 빨리 구조해 주지 못해 동이에게 한없이 미안합니다.

앞으로 동이는 일정기간 임시보호소에서 신장 관리식을 먹이고, 피부염증을 치료하면서 순화과정을 거쳐 저희 집 아이들과 합사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더 이상 침을 흘리지 않는 동이를 보면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우리 동이가 그토록 아픈 것을 오랜 시간 참아내고 살아온 만큼, 앞으로는 고통 없이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도 느껴보고, 편안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희 가족과 함께하기를 바라봅니다.


*오랜 시간 동이를 길에서 돌봐주시고, 구조와 입양까지 결정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치료를 잘 마쳐서 앞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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