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으로 침이 길게 늘어지고, 밥을 못 먹던 ‘화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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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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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 사연



필동 산동네 마을에는 네 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어요. 동이, 화이, 힘찬과 엘라입니다.

팔순의 할머니께서 집 앞에서 밥을 챙겨주시는데, 한 아이가 구내염에 걸리고 머지않아 두 아이도 구내염을 앓았어요. 지난 3월에는 입안이 온통 염증으로 힘들어 전혀 먹지를 못하던 동이를 위해 진인들과 모금해 구내염 발치 수술을 해 주어 지금은 아주 건강해졌답니다.

동이 다음으로 상태가 심각한 것은 화이입니다. 화이는 식욕이 없는지 다른 이이들에게 밥과 약을 먹일 때 그냥 지붕에서 내려다보기만 합니다. 아마 입이 아파서 못 먹는 것 같아요. 어쩌다 내려와 다른 아이들의 밥을 한 입 빼앗아 먹으면 입안의 통증으로 고통스러워 머리를 털고, 통증을 다스리느라 눈을 감고 가만히 몇 분을 그렇게 있습니다. 화이가 먹은 물에는 입안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침으로, 물을 버리다 보면 길게 진이 늘어져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이 물을 함께 먹어야 하는데 자주 갈아주지만 너무 걱정이 됩니다.

동이를 위해 모금할 때는 십시일반 지인들이 도와줘 수술을 할 수 있었지만, 화이까지 모금을 부탁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이라 카라에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치료 및 진료 과정




화이는 6월 5일 발치 수술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에 집으로 퇴원해 미리 만들어 둔 작은 2층 집에 들였습니다. 화이는 그동안 많이 답답했는지 퇴원한 날 선뜻 이동장으로 옮겨가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첫날은 수술한 부위의 통증 때문인지 그저 조용히 있더니 이틀째 새벽에는 작은 목소리로 엄청 울었어요. 하루에 두 번씩 사료에 물을 부어 불려 무스캔을 혼합하여 약과 주니 잘 먹네요.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요즘에는 화이는 기운도 세어지고 울음소리도 아주 커졌어요. 아마 답답하니 밖으로 내보내달라는 표현이겠지요.

웬만하면 더 오랜 시간 돌보다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생각이 드는 시기에 내어 보내려고 하지만, 아이가 답답하여 울고 또 울어요.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집안이 떠나가라 울고, 모래를 흩어놓고 물그릇 엎기가 일쑤… 더 데리고 있고 싶어도 좁은 공간에 있는 아이가 너무 답답해하며, 잘못하면 아이가 마음의 상처가 생길 것 같습니다.

발치 후 한 달 정도는 약도 먹이고 돌보아 주며 임보하고 입양처가 있으면 입양을 보낼 생각이었으나, 화이가 잘 적응하지 못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돌보아 주고 화이가 살던 산 동네에 풀어주고 늘 살펴보겠습니다.


*화이에게 다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구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화이가 동이, 힘찬과 엘리, 그리고 마을 주민분들과 오래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화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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