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관절염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던 유기묘 '심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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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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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작년 가을쯤 러시안블루와 코숏이 믹스된 심바를 길에서 처음 보게 되었어요. 다리에 문제가 있는지 걷는 게 조금 불편해 보였고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고 사람들에게 먹이 달라고 애교 부리는 모습을 봐서는 유기된 고양이 같았고 유기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주는 간식도 잘 받아먹고 저녁 시간에는 항상 나와서 다른 캣맘님들이 주는 먹이를 먹으며 잘 지냈어요. 그런데 심바는 다른 길고양이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늘 혼자 다녔고 불편해 보였던 다리는 시간이 갈수록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어요.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을 때여서 심바가 길에서 겨울을 나야 할 일이 걱정되어 심바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캣맘님들끼리 모여서 의논을 하게 되었고 구조, 치료해서 입양을 보내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어요. 사람 손을 탄 심바는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심바를 잡으려고 하니까 경계를 하기 시작해서 구조하는데 진짜 어려웠어요. 맨손으로 잡다가 놓쳤기 때문에 경계는 더욱 심해졌고 노랑덫을 설치해도 가까이 오지 않아서 심바를 가을에 구조하기 시작해서 추운 1월에 구조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걸을 때 뒷다리 하나를 땅을 딛지 못하고 있어서 뼈가 부러진 것으로 예상했는데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니 골절은 아니지만 관절에 문제가 있었어요. 나이가 들어서 퇴행된 것인지, 종양이 있는건지, 출입문이나 어디에 끼인 것인지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종양 검사까지 받았는데 종양은 아닌 것으로 나왔어요. 구조할 때 혹여 다리를 절단해야 하면 불쌍해서 어떡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다리는 살릴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심바의 뒷다리 상태는 길에서 살아가기 어렵고 다리에 무리가 되지 않게 평생 신경 써줘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심바는 병원에서 먹이를 잘 먹지 못하고 배변도 하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며칠 입원 치료받으면서 먹이도 먹고 배변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심바는 치료, 검사, 중성화 수술받고 퇴원해서 임보처로 데려왔는데 전혀 낯설어하지 않고 원래 자기 집에서 지내는 것처럼 아주 편안해 보였어요. 임보처 생활에 어려움 없이 잘 적응했고 먹는 것도 배변도 모두 다 괜찮아졌어요. 심바의 뒷다리는 치료가 되거나 좋아지는 게 아니어서 평생 신경 써줘야 한다는 설명이 계속 마음에 걸렸고 입양을 보내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심바가 길에서 지낼 때 돌봐주셨던 캣맘님중 한 분이 심바를 입양하시겠다고 얼마 전에 결정해 주셨어요. 길아이를 구조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입양 보내는건데 심바의 입양이 결정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최근 소식]

심바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서 귀하게 사랑받으며 잘 지내고 있어요. 심바에게 맞는 사료와 주식캔 그리고 용품 등을 마련해 주셨고 다리가 아픈 심바를 위해 바닥에 완충제를 깔아 주셨어요. 길고양이를 구조하는 전체의 과정 중에 가장 힘든 게 입양인데 심바는 좋은 가족을 만나게 되어 큰 축복을 받은 것 같아요. 

길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심바가 고양이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신 분들과 카라에 감사드립니다.


*비록 몸이 아프긴 했지만, 늦지 않게 구조되어 치료받았고 또 곧바로 입양되었으니 심바는 참 복많은 고양이네요. 심바를 위한 완충제를 깔아주신걸로 보아 앞으로 꼼꼼하게 잘 돌봐주실 것 같습니다. 아련한 눈빛, 유난히 도드라지는 까만 코 등등 매력부자 심바가 사랑 듬뿍 받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묘생을 살아가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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