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손을 피해만 다니다 겨울집에 꼼짝 않던 '노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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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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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6 냥이 다묘 집사입니다. 애기 때 입양해서 데려온 큰 애 둘은 벌써 19살,10살이 되었고 나머지 넷은 구조해서 데려온 9살, 4살, 3살, 2살입니다. 이러다보니 못 본 척 할 수 없어 또 인연이 되버렸어어요. 

노랑이는 2019년 12월에 가게를 오픈하면서 알게 된 냥이입니다. 몸도 안좋아보이는데 추운 날씨에 너무 힘들어보여 그때부터 밥을 챙겨주기시작했는데, 밥을 잘 못먹고 상태가 넘 안 좋아보여서 우리 애들이 가는 병원 원장님께 문의 했더니 구내염일 거라 하셨습니다. 사람 손을 안 탄 애라 병원에 데려갈 수는 없어 겨울집을 만들어주고 약만 챙겨 먹였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노랑이 딸까지 구내염으로 고생하기 시작했는데, 딸은 저희 가게에서 밥을 먹고 잘 정도로 사람을 따르는 애라 전발치 수술을 해주었고 지금은 저희 언니 집에서 건강하고 이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노랑이가 자기 집에 안들어가고 건물의 다른 가게 1 층 사장님께 부탁해서 놓은 다른 겨울집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며칠 지켜봤더니 집안에만 있는 걸 보고 입구를 막고 집을 통채로 가게에 들고 들어왔습니다. 병원에 문의했더니 일단 잘 먹이라고 하셔서 며칠동안 영양식이랑 약을 챙겨 먹였는데, 하루 이틀은 먹더니 그 후로는 전혀 먹지 못해서 겨우겨우 잡아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 검사 후 잘 챙겨먹이며 안정을 취한 후 전발치 수술을 받았습니다. 구내염이 너무 심했던 탓에 레이저 치료를 많이 받아 입안이 너무 부어 숨쉬기 힘들 정도였어요. 고생했지만 지금은 혼자 잘 먹으면서 회복중입니다. 노랑이는 아직 중성화도 안되어 있어서 작년에도 출산을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중성화도 같이 진행하게 됐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지금까지는 사비로 아이들을 케어해왔는데, 시국이 시국이다보니 장사가 힘들어 어려운 형편이네요. 그렇다고 해서 2년 동안 지켜보다 드디어 잡힌 애를 그냥 둘 수 없어 일부터 저질렀습니다. 퇴원 후에는 우선 가게에서 돌보고, 조만간 이사 계획이 있으니 조금 더 큰 집으로 가면 다른 애들이랑 합사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랑이는 정말 아픈 손가락입니다. 다른 애들처럼 사람 손이라도 탔으면 저렇게까지 고생안했을텐데... 근처에 밥 챙겨주는 애들이 몇 있는데 노랑이가 상황이 제일 안 좋아서 도움 요청드립니다. 




[최근 소식]

오늘 노랑이 전발치 후 중성화 수술까지 한 후라 실밥제거를 하고 왔습니다. 몇 번의 출산으로 영양상태도 많이 안좋았던 상황이라 녹는 실로는 봉합이 잘 안될 것 같아 제거하는 실로 수술하셨다고 해요. 

아직 감기가 심해 콧물에 기침, 코피까지 흘려 치료할 게 많지만 그동안 입안이 불편해 못 먹었던 걸 지금은 너무 잘 먹고  잘 회복하면서  점점 이뻐지고 있어요^^ 2년 동안 밥을 챙겨주면서  한번도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제 무릎에서  재우고 있어요. 목소리도 처음 들었네요. 항상 엉망인 얼굴로 곧 무지개다리 건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힘없고 무기력한 아이였는데  눈도 예쁘고 말이 많은 아이였어요 ㅎㅎ  대답도 곧잘 해서 너무 감격입니다. 

더 힘든 아이들도 많을텐데 치료지원 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노랑이가 건강하고 예쁘게 살 수 있게 잘 돌볼께요. 좋은 일 하시는 카라 덕분에  많이 든든합니다~^^ 저도 제자리에서 돌볼수 있는 애기들 잘 챙길께요. 감사합니다.


*병원에 입원해있을 때도 경계심 가득한 표정이던 노랑이가 무릎냥이가 되었네요. 아프지도 않고, 가족도 생겼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나봅니다. 힘들게 길생활을 했던 노랑이가 사람의 손길을 받으며 노곤해하는 영상은 그야말로 힐링이네요^^ 길에서만 보아오던 노랑이의 새로운 모습을 속속 발견하시는 행복이 크실 것 같습니다. 노랑이, 그리고 돌보시는 아이들과 오래오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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