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던 사료와 간식을 못 먹고 침을 흘리던 '노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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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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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저는 캣맘이자 구청의 오랜 티엔알 봉사자입니다. 단지 안에 있는 밥자리 4개, 초등학교 옆에 있는 상가 밥자리 1개, 아파트 상가 밥자리 1개, 그리고 길마중길 산책로에 있는 밥자리 9개를 지역 캣맘 4명과 공동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가을에 한 아파트 근처의 길마중길, 구청에서 설치해준 급식소에서 밥 먹는 여러 길냥이들 중 두 마리가 잘 먹던 사료/캔/츄르를 더 이상 잘 못 먹는 모습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이 두 마리 중 노랑이는 1년 이상을 돌봐온 길냥이입니다. 외모가 항상 깔끔해 보였고 털 관리도 길냥이 치고는 비교적 잘되어 있어보여서 구내염이라고 의심을 안했었는데, 지역 캣맘들과 함께 갔던 날 캔을 못 먹고 침을 질질 흘리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구내염을 앓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몇 달 고민 끝에 구청에서 티엔알 봉사자에게 대여하는 포획틀을 가지고 포획을 시도하였고, 병원 예약까지 다 해놓은 상태에서 첫 주는 포획 실패하였습니다. 2번째 주에는 캣맘 카페 회원들끼리 공동 사용하는 드롭트랙을 빌려와서 포획시도를 하였고, 다행이도 노랑이가 캔 음식에 조금 관심을 보여주면서 드롭트랙 아래로 가주어서 멀리서 줄을 잡아당겨서 포획을 할 수 있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길냥이 치료를 잘해주시는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단을 받은 결과 구내염이 맞고 전발치를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였고, 회복하기 위해서 입원을 하였습니다. 노랑이는 수술 바로 후 음식을 잘 먹었는데, 일주일 정도 후 입원 상태에서 음식을 더 이상 안먹어 강제 급여가 필요한 상태라고 해서 조금 더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노랑이는 퇴원 후 지역 캣맘 중 한 분이 일주일 더 임보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의 스트레스 때문에 음식을 안먹었는지 편안한 캣맘 집으로 와서는 잇몸으로 부드러운 아기캔(스내피톰 베이비)과 로얄캐닌 마더앤베이비 사료/캐츠랑 키튼 사료를 꿀떡꿀떡 잘 삼켜먹고 살도 더 붙고 건강해졌습니다.

그리고, 12월 28일 날씨가 영상인 날에 포획한 자리에 방사하였습니다. 그 후로 매일 지역캣맘들이 가서 밥자리에 부드러운 캔, 츄르, 물, 그리고 키튼사료를 놓아주고 있습니다. 노랑이도 자주 나타나서 잇몸으로 잘 먹으며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한 번의 포획 실패로 노랑이의 경계심이 더 심해졌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랑이를 구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치료를 받고 나서 제 자리로 돌아간 노랑이의 모습이 입원장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아주 편안해 보이네요. 지역 분들이 함께 여러 곳의 고양이들을 잘 돌봐주시니 서로에게 큰힘이 되실 것 같습니다.  노랑이를 비롯한 길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랑이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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