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척추뼈가 부러진 길고양이 '다복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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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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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매서운 추위가 끝나갈 무렵,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구조자분의 집 마당에 있던 개가 고양이 울음소리에 계속 짖고 흥분해서
아버지와 함께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길고양이가 있었고 아버지의 얼굴은 본 고양이는 부리나케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몇 걸음 가지못하고 우당탕 넘어졌고, 담벼락을 급하게 타다가 화단으로 떨어졌습니다. 
움직임이 이상해 어딘가 다친곳이 있는건 아닌지 걱정됐지만 곧 다른 곳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구조자분은 외출을 했다고 합니다.
 
퇴근 후 집에 와보니 아버지가 고양이가 좀 이상한 것 같다며 함께 고양이를 발견했던 장소로 가 보았습니다.
피를 흘리거나 외상은 없었지만 항문에 변이 매달려 있었고, 고양이 꼬리가 축 늘어져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듯 싶었습니다.
 
 
 
야생 길고양이라 매우 사나웠고 거동이 불편했던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상자에 담아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상자에 담긴채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기본 검사를 진행했는데
고양이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ㅜㅜ 교통사고로 척추뼈가 부러져 신경이 손상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렇게 심각한 상태는 처음 접하는 케이스라고 진료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고
수소문한 끝에 치료에 적합한 전문 병원으로 다시 이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고양이도, 구조자분도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ㅜㅜ
 
 
물도, 사료도 전혀 먹지 못했던 상황으로 배뇨, 배변을 스스로 하지 못해 병원에서 우선 식욕촉진제를 투여했고
조금씩 먹이급여를 시작했습니다. 2~3일이 지난 후 차츰 먹이를 먹었고 배뇨도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척추 골절로 신경 손상이 돼 수술하기엔 이미 늦어버린 상태여서 구조자분은 망연자실 했습니다.
그래도 뼈가 잘 붙을 수 있도록 병원에서 세심하게 처치를 해주셨고 2주간의 집중 치료를 잘 마쳤습니다.

 
그 후에도 구조자분은 상태가 좋지 않은 길냥이를 위해 한 달 정도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호텔링을 했습니다.
하루 2번 꼭 압박 배뇨를 해줘야만 생명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 구조자분의 세심한 보호는 쭈욱~ 이어졌습니다.
그 후 '다복이'라는 예쁜 이름도 지어주셨습니다.

야생성이 워낙 강해 가까이 다가가면 하악 소리를 내고 사나웠던 탓에
좀 더 좋은 먹이를 주고 싶어도... 장난감을 주고 싶어도... 쉽지 않으셨다고 합니다.ㅜㅜ
 
 
 
그리고 두 달여가 지난 요즘, 다복이는 구조자분과 함께 아늑하고 깨끗한 공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 ^
전보다 힘도 조금 세지고, 몸집도 조금 더 커졌다고 하는데요~


구조 당시에 소변을 지리던 것도 차츰 나아져 이제는 거의 없어졌고
사납던 성격도 아주 조금 나아졌다고 합니다 ^ ^;;

몸상태가 좋아지면 나중에 휠체어를 달고 움직일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희망을 갖고
매일 매일 길냥이 '다복이'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시는 구조자분!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야생성이 강한 탓에 압박배뇨를 하려면 지금도 얼굴에 이불을 덮고 힘겹게 보호를 하고 계시는데요,
하루 빨리 다복이가 건강을 회복하고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카라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거리에는 희망이 처럼 도움이 필요하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을 거두어 살릴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 만나는 위험에 처한 동물을 위해 조금씩 서로 관심을 기울이고 손을 내밀어준다면
많은 동물을 살릴 수 있습니다. 
카라도 함께 하겠습니다.

작은 사랑과 실천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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