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급식소에는 길고양이 몇마리가 와서 밥을 먹을까? 계산법 알려드립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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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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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70
카라에서는 최소 70% 이상의 고양이가 중성화 수술된 안정적 콜로니의 유지 관리를 지향합니다.
 
서울시의 각 구청 동물보호 담당관에게 길고양이 관련하여 제기되는 민원 중 90% 정도가 길고양이 떄문에 살 수가 없으니 없애 달라는(소음, 배설물냄새, 털, 집안에 새끼낳기, 차위에 올라가기등) '길고양이 혐오 민원'이며 겨우 10% 정도만이 길고양이 보호를 위한 민원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길고양이 혐오 민원은 서울시의 TNR 정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줄어들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이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인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길고양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고양이를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박해 받지 않고 나아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중성화수술(TNR)과 깨끗한 급식소 관리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밥을 주고 있는 길고양이들의 개체수는 물론, 그들의 건강상태, 서로간의 관계등을 가능한 한 자세히 파악하여야 효과적인 TNR과 사후 보살핌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급식소의 위치와 형태, 주변 여건, 고양이들의 성격과 특질에 따라 해당 급식소에서 밥을 먹는 고양이들에 대한 세부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곳에서 밥 먹는 고양이들의 70% 이상을 TNR 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지만, 모두 파악할 순 없어도, 꼭 파악해야 하는 내용, TNR 시행을 위한 기본적인 내용인 고양이 개체수 파악은 꼭 해야만 합니다. 그것을 기초로 TNR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급식소에는 과연 길고양이 몇 마리가 와서 밥을 먹을까?
내가 마주치는 고양이들 이외에 이 급식소를 몰래 이용하는 다른 고양이들은 없을까?
있다면 몇마리나 될까?
이에 따라 나는 TNR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고양이의 도시'로 불리기도 하는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길고양이 밥을 주고 중성화수술을 하는 TNR 활동이 이미 1990년대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시민들에 의해 길고양이들에게 건내지는 음식물의 양과 실제 길고양이들이 소모하는 음식물의 양을 조사하여 녀석들이 대략 음식을 어느정도 소비하는지를 조사하였습니다.3지역에 대해 이루어진 연구조사에서 길고양이들은 하루 음식물을 130g 이상은 소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사료 회사에서 제시된 표준 사료 공급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양이 체중(kg)
건사료 급여량(g/일)
파우치1개 추가시 건사료 급여랑(g/일)
3
50
25
4
55
40
5
70
55
6
85
65
 
자.. 과연 내 급식소에는 과연 길고양이 몇 마리가 와서 밥을 먹을까요?
 
로마의 경우 공급된 음식류중 수분이 많이 있는 파스타나 육류, 고양이 캔등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케어테이커들이 주로 건사료를 공급하고 있지만, 캔을 버무리거나 습식 사료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캔을 버무린 건사료의 경우는 식욕이 자극되어 건사료만 줄 때보다 음식 섭취량이 상당량 늘어나게 됩니다.
 
거리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길고양이의 경우 남아 체중 5Kg(대장묘의 경우 6Kg이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아 체중 4Kg이 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길고양이들의 경우 집고양이들과는 달리 넓은 영역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대처해야 하고 활동량이 많은 점이 감안되어야 하며, 중성화된 고양이들의 경우는 자율 급식을 할 경우 중성화 이전보다 사료 섭취량이 좀 더 늘어나는 점도 고려해 봅니다.
 
이렇게 추산하여 고양이 한마리당 대략 하루 90~110g, 평균 100g 정도의 사료를 소모할 것으로 보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만약 고양이 콜로니가 주로 거묘들로 구성되어 있고 임신묘나 수유묘가 포함된 콜로니라면, 평균 사료 소모량을 120g으로 보고 100대신 120으로 나누어 주시면 됩니다. 캔을 상시 공급하는 경우는 사료 소모량이 건사료만 줄때의 75% 정도로 줄어드니, 75g~90g으로 나누어 주세요.
 
(단, 길고양이들이 '주로' 내 급식소에서 먹이를 조달한다는 전제에서 이 계산법을 적용하여야 합니다.)
 
내 급식소에서 밥을 대 먹는 고양이 마릿수 구하기
= 1일 사료 급여량(g) ÷ 100(g)
 
여러곳의 급식소를 운영중이라면, 모든 급식소의 사료 급여량의 총합을 구하시고, 그것을 100g으로 나누시면 내가 공급하는 길고양이 양식에 대략 몇마리의 고양이가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지를 어림 계산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곳의 사료 소모량을 합산하여 구하시면 더욱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내 급식소들에서 밥을 대 먹는 고양이 총 마릿수 구하기
 = 1일 사료 급여량의 총합(g) ÷ 100(g)
 
그럼 이 계산법이 유용한지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이 급식소에서는 규칙적으로 죽그릇 두개 분량의 사료가 만 2일에 소모됩니다.
 

죽그릇에 사료를 깍아서 가득 담으면 약 450g의 사료가 들어갑니다.
우측 비닐팩은 상점에서 파는 제일 작은 위생비닐팩에 느슨하게 사료를 담고 묶은 모습으로 70g의 사료가 들어 있습니다.
 

사료 70g을 종이컵에 담은 모습입니다.
 
이 급식소에는 죽그릇 2개 분량의 사료, 즉 약 900g정도의 사료가 하루 건너 공급되므로 하루 사료 소모량은 약 450g정도가 됩니다. 고양이 캔은 아이들을 마주쳤을때만 1/4캔 정도의 분량만을 주므로, 그 소모량은 무시하기로 합니다.
 
이제 이곳에서 밥 먹는 아이들이 누구인지 파악해 봅니다.
이 아이들은 인근 다른 급식소에는 나타나지 않는 아이들이므로 '주로' 이 급식소의 먹이에 기대어 살아가는 녀석들입니다.
 
하나, 둘, (갑순이와 펭귄이)

셋, (무쇠아빠)

넷~, (포스)

무쇠아빠와 포스는 체중 6Kg 이상의 수컷 거묘이고,
갑순이는 여아이지만 체중 5Kg이 넘는 건강한 녀석입니다.
올 봄 새로 유입된 펭귄이는 수술 당시 체중 4.6Kg 현재는 몸이 많이 좋아진 한두살령의 수컷입니다.
 
이상 확인된 아이들이 넷, 사료 급여량은 1일 450g
 
450 ÷ 100 ≒ 4.5 마리 
 
위의 4마리는 모두 중성화 수술이 된 아이들입니다.
 
그러므로 이 급식소에는 중성화된 4마리의 고양이들 만이 밥을 먹거나, 어쩌면 몰래 밤에 와서 조용히 먹이를 먹는 한마리 정도의 파악 않된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자, 이제 여러분의 콜로니에서 밥을 먹는 아이들, 몇마리인지 계산하실 수 있으시겠죠?
이중 TNR된 아이는 몇 아이나 있으신지요?
 
이제 더이상 내 급식소에 누가 와서 먹는지,
몇 마리나 와서 먹는지 모르겠다는 말씀은 하지 마시고() 체계적인 TNR 계획을 세워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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