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섞인 침을 흘리며 점점 야위어 가던 '당고'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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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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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당고는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출근길에 처음 만났습니다. 뭉그러진 듯한 꼬리와 그루밍을 못해 엉켜있는 털 때문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선이 갔어요. 그런 당고에게 밥을 챙겨주며 자주 보게 되었는데, 어느날 부터인지 구내염이 점점 심해져 밥도 먹지 못하고 침을 흘리며 차 아래에 숨어있는 당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구조와 치료를 고민하던 중 동네에 고양이들을 챙겨주시는 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지난겨울부터 당고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게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야위어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당고에게 밥을 챙겨주려 애쓰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제가 주는 밥을 먹으러 오던 길에 과속으로 달리던 차에 치일뻔한 당고는 너무 놀라서인지 꽤 오랫동안 종적을 감췄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후 당고가 나타났습니다. 사고가 난 이후 처음 본 당고는 기운이 없이 축 처져있었으며, 피가 섞인 침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당고가 위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저는 더 이상 구조를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계가 심하고 예전에 한 번 구조에 실패한 적이 있어서 혼자서는 구조가 불가능해 지역 캣맘, 캣대디님의 도움으로 당고를 구조했습니다. 구조 당시에 덫을 설치하며 본 당고의 밥엔 파리알이 가득했습니다. 그동안 당고가 방치된 밥을 먹고 지내며 상태가 더 나빠진 건 아닌지 슬프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고, 더 빨리 구조해주지 못해 속상하고 슬픈 마음에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당고는 심한 구내염으로 이빨이 거의 다 빠져있었고, 남은 치아들을 발치했습니다. 일단은 췌장염이 발견되어 수액 치료 중이고, 당수치도 너무 높아서 만성일지 아닐지 결과가 나온 후 추가적인 치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검사들이 있어, 추후 발견되는 대로 전체적인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고 회복 상태에 맞춰 중성화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당고는 전발치 상태고 췌장염, 당뇨로 계속해서 치료하고 처방식을 먹어야 하기에 퇴원하게 되면 우리 집에서 함께 생활할 예정입니다.



[최근 소식]

당고는 지난 월요일에 퇴원하고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길에서 아예 손을 타지 않았던 아이라 경계도 심하고 겁이 많아요! 아픈 게 좀 나으니 하악질도 하구요, 아직은 실내에 익숙해지기 위해 케이지에서 지내고 있어요 ㅠㅠ 그래도 밥도 잘 먹고 배변도 너무 잘한답니다! 예전보다 살도 좀 오르고 볼록 배도 나온 모습에 소소한 감동을 하며 당고가 마음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도와주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도 금전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어서 망설이게 되는 분들이 계실 텐데, 저는 시민구조치료지원 덕분에 부담이 많이 덜어졌어요! 앞으로 당고와 행복한 시간 보낼게요! 감사합니다^^


* 말라가던 당고가 살이 올라 배가 볼록해졌다니요, 그간 아파서 먹지 못하던 맛난 것들을 먹고 볼록 나온 뱃살을 구조자 님께 보여주는 행복한 당고를 기대 해봅니다.


*당고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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