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 반만 한 종양 덩어리를 달고 다니다 구조된 '엄지'

  • 카라
  • |
  • 2022-06-23 09:44
  • |
  • 349

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길고양이 급식소에 처음보는 고양이가 종종 와서 밥을 먹곤 했습니다. 

너무 작고 깜찍해서 엄지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가끔 목격되는 모습에 아직 덜 자란 청소년 묘라고 생각되었는데, 어느 날 젖먹이 새끼 두 마리를 데려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새끼들이 사료도 먹고 어미 젖도 뗄 때즘 어미 엄지가 발정이 오기 전 TNR 수술을 시켜주고 성장한 새끼들도 TNR을 시켜주었습니다.

새끼들은 급식소에 터를 잡고 먹고 자고 하지만 예전과 달리 엄지는 급식소에 발길이 조금씩 뜸하고 캣맘이 없거나 멀리 자리를 뜰 때만 그렇게 눈에 안 띄게 급식소에 다녀갔습니다. 급식소에 갈 때마다 출석부처럼 마주친 아이들 사진을 찍어 놓는데... 엄지는 항상 너무 멀리 떨어져서 경계하고 있어 사진도 멀리서 찍은 거밖에 없었습니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다가 가슴 부분이 지저분해서 구내염인가 하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몇 번 포획하려 했지만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고 잊고 있다가 저번 달쯤 급식소에 보여 사진을 찍고 확대해서 다시 관찰하니 가슴 쪽 피부가 벗겨진 듯하여... 더 더워지기 전에 구조가 시급하다가 생각하고 다시 포획하려 했지만, 또 보이지 않아 구조가 늘어지고 있었습니다. 급식소 밥 주러 갔다가 엄지가 있는 걸 확인 후 다행히 바로 구조 하였습니다.

포획 틀 안에서도 통조림 하나를 다 먹을 정도로 경계심 많던 아이가 이미 지치고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에서 진료 본 결과 피부병이 아니라 자기 몸 반만 한 큰 종양이 자라고 있었고... 종양이 크다 보니 여기저기 쓸리면서 상처와 출혈 동반된 상태였습니다. 성묘인데 몸무게도 2키로밖에 안나가고 빈혈도 심하고 단백질 수치도 너무 낮아 더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아직도 수술하기에는 몸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아 조금 더 상태를 지켜보고 수술 들어갈 예정입니다. 빈혈, 단백질 수치, 설사 등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도 수술하기에는 몸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아 조금 더 상태를 지켜보고 수술 들어갈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저는 자영업자인데 코로나 이후 장사가 너무 힘들어 이번 연도에 장사를 접어야 할 정도로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아픈 아이를 보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습한 한여름까지 간다면 아이가 너무 고통스러울 거 같아 일단 구조하였습니다. 

제가 해볼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돕고 싶습니다. 예정대로 종양이 악성이 아니고 수술까지 무사히 잘 된다는 가정하에 치료까지 완벽이 잘 마무리하고 방사할 것입니다. 추후 방사가 불가능하다면 제가 입양할 예정입니다. 저의 반려묘도 갑작스레 폐수종이 와서 토요일부터 병원에 입원 중이고 여러모로 경제적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조금만 지원금을 받아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소식]

엄지는 치료 받고 급식소 근처에 방사 하였습니다. 새끼들과 함께 밥을 먹으러 옵니다. 감사합니다.


* 구조 전 아픈 몸으로 우두커니 힘없이 앉아 있던 엄지는 치료받은 후 방사할 때는 이동장을 힘차게 박차고 살던 곳으로 달려가다 고맙다는 듯이 뒤돌아보네요. 그렇게 힘차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엄지의 치료비는 '삼성카드 열린나눔'에서 지원해주셨습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