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과 츄르를 먹으며 지내다 구내염에 걸린 아파트의 마스코트 '망덕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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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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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망덕이는 저희 아파트 입구 등나무 밑 벤치에서 종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람을 기다리는 아이입니다. 고양이보다는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주는 간식과 특히 츄르를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얻어먹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츄르를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고 여러 번 말을 했는데도 망덕이가 츄르를 좋아하니 계속 츄르를 줬고 그러다 보니 점점 사료를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4월 초쯤 지나가다 파우치를 줬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목이 꺾일 정도로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침을 흘렸습니다. 너무 놀라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나이도 3살 정도로 어리고 털상태나 입 주변을 봐도 구내염 같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캣맘께서 지나가다 망덕이가 아이들이 주는 츄르를 먹다 비명에 가까운 고통스러운 소리를 지르고 주위 사람들이 놀라 뒷걸음을 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이런 증상이 나타난 지는 3개월 정도 됐고 이가 부러진 것 같다고 해서 원인을 알고 치료해 주어야 할 것 같아서 급하게 다른 캣맘님과 함께 망덕이를 포획해서 병원에 데려가게 되었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병원 선생님께 이가 부러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치료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구내염 같다고 하셔서 검사했는데 세상에 어금니가 모두 심각하게 썩어 있었고 잇몸도 뚫려 있었습니다. 구내염과 치주염이라는 진단받고 전발치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구내염 아이는 처음으로 구조해서 꼭 전발치를 해야 하나 겁도 났지만, 선생님과 상담하고 저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니 나이가 어려서 전발치 후 잘만 관리해주면 길 생활에 잘 적응 할 수 있다고 하여 송곳니를 제외 한 전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2주 항생제를 투여하고 약도 먹고 귀에 패치 진통제도 붙이며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습니다. 수술 후 입이 편해졌는지 무스 캔을 물에 말아주면 잘 먹고 상태는 양호한 편입니다.  방사를 해야 해서 잇몸이 잘 아물어 사료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입원 하고 퇴원하려고 합니다. 사료도 곧잘 먹고 이제 방사해도 좋다는 원장님 말씀에 내일 퇴원시키려고 합니다. 전발치로 완치하면 좋겠지만 구내염은 재발할 수도 있다고 하니 지속적인 관찰을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면역력 올리는 보조제도 먹이고 아파트 주민분들께 망덕이 사연을 알리고 츄르 말고 영양가 있는 것을 주십사 하고 홍보하고 부탁드리겠습니다. 벌써 아이들이 서로서로 망덕이가 입원한 것을 알려주고 앞으로는 자기들이 망덕이를 지키겠다고 망덕이가 항상 있던 벤치에 망덕이 사연과  츄르 주지 말기를 인쇄해서 붙여 놓았습니다. 망덕이가 주민들과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잘 보살피겠습니다.



[최근 소식]

망덕이는 이제 캔은 물론 사료도 곧잘 먹어 방사가 가능하다는 선생님 말씀에 퇴원해서 항상 있던 아파트 입구 등나무 벤치에 방사하였습니다. 방사하자마자 자기가 지내던 곳에 온 것이 너무도 기쁜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구내염이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발할 수도 있어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는 선생님 말씀에 같이 구조한 캣맘과 함께 영양가 있는 캔에 영양제를 섞어서  매일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입이 아파 못 먹은 걸 보충하는지 하루 3번 만나 밥을 주고 있는데 매번 굶은 아이처럼  너무나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고 비 올 때를 대비해서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잠자리도 마련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망덕이가  건강하게 우리동네 주민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잘 보살피겠습니다. 동네 아이들도 망덕이 건강을 생각해서 츄르는 주지 않고 더욱 더 사랑해 주고 있습니다.

망덕이가 항상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는데 전발치 후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밥을 너무도 잘 먹어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카라의 지원 덕분에 수월하게 치료해줄 수 있었습니다. 카라의 구조지원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길 한가운데에 앉아 식빵을 굽고 있는 망덕이가 너무 사랑스럽네요. 사람을 좋아하는 망덕이라 해도, 병원생활은 많이 답답했나봅니다. 얼마나 신이 났으면 여기저기 뛰어다녔을까요.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치료 후 방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걱정될 때가 많은데, 망덕이는 동네에서 보살펴주시는 분들도 많고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더군다나 잠자리도 생기고, 동네 아이들도 망덕이를 계기로 고양이를 더 세심하게 돌보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것 같아요. 망덕이가 이제는 아프지 않고 사랑 받으며 건강하고 위엄있는 길고양이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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