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꼼짝않던, 범백에 걸린 '옥년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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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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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삶'이 아닌 치열한 '생존'입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위기의 동물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의 구조 사연을 공유합니다.



[구조사연]

작년 12월부터 눈에 띄어 tnr시킨 후 밥을 챙겨주던 고양이입니다. 얼마 전부터 잠만 자고 먹을 것에 반응이 없어 밥이 줄이들지 않더니, 그날 이후로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3일만에 급식소 근처에서 발견된 옥년이는 특별한 외상은 없지만 웅크린 자세로 꼼작하지도 않고 여전히 먹을 것에 반응이 없었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니 코가 막혀 있고 숨소리도 불규칙한 것이 감기로 추정되어 이상함을 감지하고 포획, 구조 후 병원으로 이동했고 범백 진단을 받았습니다. 



[치료 및 진료과정]

구조 후 방문한 병원에서 혈액검사, 키트 양성 반응으로 허피스와 칼리시바이러스 감염, 범백이라는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감염되어 있음을 진단받고 입원 수속을 마친 후 관련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수액처치와 함께 항생제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호흡기 관련 약을 처방받았으며 전염성 바이러스의 체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료 및 치료 후 보호 계획]

전에 키우던 고양이를 범백으로 먼저 보낸 경험이 있어, 옥년이만큼은 반드시 살려보려고 합니다. 현재 옥년이는 호흡기가 약해져 잦은 기침을 하며 식욕이 부진해있지만 치료를 하며 점차 나아지리라 믿고 있습니다. 옥년이 스스로도 조금씩 간식에 관심을 보이며 살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치료기간을 25일 정도로 잡고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치료 후 건강해지면 항상 있던 자리에 방사할 예정입니다. 함께 어울려 다니던 급식소 친구들이 옥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방사 후에도 예의주시하며 잘 보살피겠습니다.



[최근 소식]

거의 한달 가까운 입원기간동안 열심히 체력을 키운 옥년이는 퇴원할 때쯤엔 기존 건강했던 모습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잔잔한 기침이 남아있긴한데 얼마간 약으로 다스리면 될 것 같아요) 원래부터 사람 손 안 타고 야생성이 짙은 아이라 퇴원 후에는 방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방사하는 날 통덫 문이 열리자마자 냅다 사라지더군요. 솔직히 좀 겁이 났습니다. 그동안 TNR을 마쳤던 몇몇 고양이들이 퇴원 후 자취를 감췄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설마 옥년이와의 거리도 이렇게 멀어지는 거 아닌가 불안했는데요, 바로 다음날 언제나 그랬듯 급식소 앞에 나타나 밥그릇을 밀어대고 있더군요. 

다행히 옥년이는 퇴원 후 매일같이 급식소에 와서 밥과 간식을 모조리 해치우며 이전의 왕성한 식욕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점점 벌크업에... 없던 애교도 조금씩 보여주고, 급식소 고양이 친구들과도 여전히 함께 어울려 다니며 잘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경계심과 하악질은 이전보다 배가되었고, 발톱도 열심히 날리며 밥셔틀 애를 먹이고는 있지만 ㄷㄷ  다 건강해졌음을 알리는 신호라 여기며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옥상에서 구조되어 옥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고양이가 카라의 지원이 보탬이 되어 다시 한 번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네요. 앞으로 매일같이 호크아이처럼 지켜보며 잘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옥년이만큼은 꼭 살리시겠다던 구조자님의 정성으로 옥년이가 건강해졌네요. 날씨가 추워져 방사하면서도 걱정되셨을텐데 밥도 잘 먹고 벌크업도 되어서 걱정을 놓으셨을 것 같습니다. 경계심 강한 옥년이가 발라당 누운 모습이 너무 귀여워 마치 개냥이일 것 같은데, 냥펀치를 날린다니 옥년이의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옥년이가 큰 병치레를 치렀으니 이제 아플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길고 힘든 치료기간 동안 옥년이를 잘 보살펴주신 덕분에  범백을 잘 이겨냈다는 소식이 같은 병을 앓고 있는 고양이들을 돌보는 분들께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옥년이도, 친구냥이들도, 구조자님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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