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염으로 입가에 피딱지를 달고 다녔던 길고양이 '은희'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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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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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처음 집 앞에 밥을 놓기 시작해서 길고양이 밥을 챙겨 준지도 어느덧 벌써 10년도 넘은 세월이 되었네요. 구조와 치료 TNR까지 하며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는데, 그중 얼마 전 구조해 치료 후 회복 중에 있는 은희라는 길고양이가 카라의 도움이 필요해 치료지원을 넣게 되었습니다. 은희는 4년이 넘는 세월동안 길에서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 지내던 고양이였습니다. 은희가 어렸을 때부터 제 밥을 먹고 다니기 시작해 성묘가 되어 티엘알도 했었고요.

뜨거운 여름과 추운겨울을 4번이나 씩씩하게 잘 버텼던 아인데 최근 입가에 피딱지를 달고 다니기 시작하더니 그루밍도 제대로 하질 못 해 털까지 떡지기 시작했습니다. 구내염이구나 생각하여 약도 먹여 보았지만 통증이 심했던 탓인지 밥 안 먹는 날이 더 많아 한달전부터 구내염발치를 하기위해 포획을 시도하였습니다. 은희를 잡기위한 노력은 한달 동안 지속되었지만 쉽게 잡혀 주질 않아 은희나 저나 서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밥 엄마인거를 아는 탓에 가까인 오는 아이라 결국 마지막방법인 뜰채밖에 없겠다 생각하여 간간히 지켜보다 뜰채포획을 시도하였습니다. 뜰채로 잡기엔 다른 포획방법보다 위험요소가 컸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한번에 성공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온정신을 집중해 은희가 식빵을 굽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찰라에 뜰채로 잡길 성공하였습니다. 그간 노력이 헛수고인거마냥 단번에 잡혀 허탈하기도하였지만 묵은 체증이 사라지는 순간이라 너무 기뻤습니다.

이동장에 옮겨 동물병원으로 바로 가게 되었고 진정 후 기본검진을 하였는데 구내염으로 인한 염증이 심한편이어서 하루 수액 처치 후 다음날 전발치를하게 되었습니다. 전발치를 함으로써 그간 괴롭혔던 통증도 사라지고 편안한 묘생을 보낼 수 있길 기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발치 후 통증으로 인해 밥을 잘 먹지 못할 거 같아 걱정되어 영양수액을 부탁드리고 일주일의 입원 후 은희는 쉼터로와 막바지회복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입 통증이 가셔서 한결 나은지 밥도 잘 먹고 낯선 케이지안에 갖혀서 억울할 만도한데 그루밍도 간간히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묘구수+1이 되었네요. 묘구수가 늘수록 아이들 케어하며 힘듦도+1이 같이 늘지만 아이들을 보고 있음 그냥 이유 없이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어디다 비교할까요.

구내염이란게 발치를하고 좋아지는 케이스도 있지만 평생 약으로 관리해야 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은희가 전자에 속하면 좋겠지만 제가 잘 지켜보며 보살피겠습니다. 카라에서 도움을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은희의 치료도 잘 끝나 지금은 케이지가 아닌 아이들과의 합사도 잘되어 그렇게 무난히 지내고 있습니다. 잘 지켜봐야겠지만 다행히 아직은 피딱지도 생기지 않고 약 없이 밥을 잘 먹고 있어 재발걱정도 없어 보입니다.


만지기도 가능해 빗질도 잘 받고 있고요. 털상태도 많이 좋아졌답니다. 카라에서 은희에게 주신사랑 은희가 무지개다리 건널 때까지 잘 보살피며 갚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은희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은희가 4년이라는 시간동안 매서운 추위도 뜨거운 여름도 잘 견뎌준만큼 적응도 잘하고 잘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길고양이들을 위해 늘 애써주시는 구조자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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