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사슴 ‘라라’] 1편. 백화점 옥상 정형행동 사슴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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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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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 라라와의 첫 만남 

 

2015년 10월의 어느 날..

홍콩에서 한국을 방문한 루이 차우(Louis Chow)씨는 우연히 부산 롯데백화점 옥상 동물원에 있는
꽃사슴 ‘라라’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습니다.

 

백화점 옥상에 동물원이 있는 것도 이상했지만, 무엇보다 사슴 ‘라라’는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었기에
외면 할 수 없었습니다.

 

 
                                    “저..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야하나요..?”
              “딱딱한 바닥, 낯선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가는 이곳이 무서워요...”


라라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타리 주변에서 계속해서 머리를 돌리고,
자신의 용변을 먹는 등 쇼핑객들을 위한 단순 구경거리로서 불안정한 생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라라’의 이상행동은 루이 차우씨의 동영상에 의해 세상에 알려집니다.


<동영상출처: 루이 차우 촬영>

동영상 속 ‘라라’의 모습에 많은 시민 분들은 안타까워 해주셨고,
‘라라’를 열악한 백화점 옥상에서 더 이상 고통받게 해선 안된다며, 구조요청이 빗발쳤습니다.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롯데백화점 측은 라라를 최초 사육자인 A사육사님에게 돌려보냈습니다.

 

백화점은 더 이상 라라가 사람들 시선에 띄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할 뿐 이었습니다.

그렇게 라라는 서둘러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백화점 옥상에 공개적으로 전시된 것도 사람들의 필요 때문이었고,
사람들 눈에서 치워진 것도 역시 사람들이 ‘필요해서’ 였습니다.

어디에서도 라라의 의지와 행복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카라는 가엾은 모습으로 전시되었던 라라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라라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을 줄 방법을 찾기 위한 카라의 긴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가엾고 기구한 라라의 사연 

 

백화점 옥상은 벗어났다고 하지만 라라가 잘 지내고 있는지 꼭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만약 지금도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 우리는 라라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카라는 라라가 보호되고 있는 곳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라라는 동영상 속 모습보다 훨씬 안정되어 보였습니다.



 비록 소동물원 건물 뒷 꼍에 근근이 마련된 작은 공간에 불과했지만,
오직 A사육사님과의 깊은 유대로 라라는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A사육사님은 라라가 태어나자마자 어미가 죽는 바람에 A사육사님이 직접 우유을 먹여가며 키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라라는 일반 사슴들과는 달랐습니다.
최초 사육자인 A사육사와 산책을 즐기며, 사람과 유대 할 줄 아는 친화적인 사슴이었습니다.




라라의 본래 이름은 꽃순이였다고 합니다.

올해 다섯 살인 라라는 태어나자마자 어미가 죽었고 그렇게 외롭게 세상에 남겨졌습니다..

 

 

비록 잘못된 만남이었지만 A사육사은 그런 라라의 엄마가 되어주었고,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러나 라라를 평생 책임지기엔 A사육사님조차도 많은 장애가 있었습니다.

라라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었고, 동물 사육과 관련한 전문적 지식을 많이 가지고 계셨음에도 현실의 여건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육사님은 슬프지만 라라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라라는 여느 사슴들처럼 동물원으로 팔려가게 된 것입니다.


 사슴한마리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요

 

백화점 옥상에서의 심각한 정형행동이 없어진 안정된 모습의 라라를 만나게 되어 기쁜 것도 잠시,
또 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곳도 라라의 평생 ‘집’이 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라라는 곧 이곳을 떠나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렇게 라라의 슬픈 여정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카라는 라라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라라를 돕기 위해서는 라라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게 중요했습니다.
최선의 조건을 찾는 것도 중요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도 문제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라라가 아직 5세령으로, 어리고 암컷이므로 사육사의 도움을 받아 일정기간의 적응기간을 거치면 무리에 합류 가능하며 ‘비로소’ 사슴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공통된 의견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라라가 사슴 본연의 모습으로 살 수 있도록 해 줄 동물 사육시설을 찾으려 백방 노력해 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라라를 품어 안아 줄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제 카라는 무리와 사회화 과정을 거치치 못한 라라의 특성을 고려하여 차선책이라도 찾아야 했습니다

  • -남은 삶 동안은 전시동물로 구경거리가 되지 않아야 한다.
  • -무리 생활을 하지 못함에 따른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이어간다.
  •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위 같은 조건을 목표로 입양처를 찾는 것이 시급해졌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라라의 가족이 되어주세요 

 

수소문을 통해 라라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자 하는 입양처 후보지가 나타났습니다. 

 

카라는 입양처 후보지를 찾아 전국을 직접 답사했습니다.
라라가 평생 살 공간, 라라를 보호해 주시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라라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자 하는 가족이 나타날까요?

라라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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