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당신 눈에 독성물질 바르고 참으라 한다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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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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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당신 눈에 독성물질 바르고 참으라 한다면?

 
 
 
국내에서 한해 약 147만마리의 실험동물이 동물실험으로 사라진다. 국내의 한 연구기관에서 토끼와 마우스 등 실험동물이 동물실험을 기다리고 있다.(왼쪽부터) 원숭이 등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오른쪽)에도 2011년 1698마리가 희생됐다. <한겨레> 자료사진

[토요판] 생명/ 화장품 실험동물의 눈물


 

일년 동안 지구에서 1억마리의 실험동물이 사라진다. 국내에서는 2011년 166만마리의 실험동물이 희생됐다.

 

지난 29일 국회에서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녹색당이 연 실험동물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신승철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약대 동물실험윤리위원)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겪은 동물실험 실태를 소개했다.

 

“동물실험윤리위원이 돼 처음 본 게 경추탈골이었죠. 동물실험이 끝나 용도폐기 된 쥐들은 허리를 부러뜨려 죽이는 겁니다. 가장 값싸고 손쉬운 방법이지만, 동물에게는 최악의 고통을 줍니다. 그 좁은 공간에서 쥐들은 깔짚(동물 우리의 바닥에 까는 짚이나 톱밥)을 이리저리 옮기고 놀았어요. 마치 어린아이들이 이불놀이를 하듯이요. 윤리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깔짚도 두껍게 깔아줬고 (안락사용) 가스시설을 도입했습니다.”

 
 
정부가 기관·업체별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 한 게 2007년이다. 국내 동물실험에 대한 규제는 초보 단계라 할 수 있다. 2011년 농림수산검역본부가 집계한 기관·업체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가장 많이 동원된 동물은 마우스와 래트(둘 다 쥐의 일종) 등 설치류였다. 한해 146만8539마리가 사용돼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토끼는 4만1659마리(2.5%), 개·고양이·돼지 등 기타 포유류는 2만4963마리(1.5%)였으며,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해 새 8만4787마리(5%)가 실험에 사용됐다. 원숭이를 포함한 영장류도 한해 1698마리(0.1%)가 동물실험으로 죽어갔다.
 
 

동물실험은 필요할까? 찬반 양론이 있다. 찬성 쪽은 질병 예방 등 인간에 대한 이익이 동물의 고통보다 앞선다고 주장한다. 동물의 고통을 중시하는 반대쪽은 입덧방지제로 팔렸다가 기형아 출산의 원인을 제공한 탈리도마이드 사태에서 보듯 동물실험의 효과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동물보호단체라고 해서 동물실험의 즉각 중단을 주장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HSI)의 트로이 세이들 독성연구국장은 지난 29일 토론회에 나와 “단기적으로는 3아르(3R·동물실험 자제, 고통의 감소, 다른 실험으로 대체) 법칙을 적용해 피해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동물실험을 다른 방식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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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동물실험 반대는 착한 소비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해 4월부터 동물실험 안 하는 ‘착한 회사’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개정된 명단을 보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17개, 외국 브랜드는 13개다. 국내업체의 경우 ‘친환경’을 표방한 중소브랜드가 대다수로, 아직 대형업체의 참가는 미진한 실정이다. 서보라미 대외협력팀장은 “지난해 착한 회사 명단이 발표된 이후 연락해오는 업체가 많아졌다. 현재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앞으로도 동물실험 계획이 없는 곳을 선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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