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포경 재개 선언에 "고래고기 꼭 먹어야 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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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7-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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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포경 재개 선언에 "고래고기 꼭 먹어야 해?"
 
 

[쿠키 경제]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에 참가 중인 정부 대표단이 4일(현지시간) 고래잡이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5일 이 소식을 접한 환경단체는 크게 반발하며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래를 ‘생선’으로 바라보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보호 대상’으로 접근하는 국제사회 및 국내 환경단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포경재개 통보에 국제사회 비난

한국 대표단은 지난 4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에서 포경 계획을 IWC 과학 위원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이런 방침은 국제사회가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과학 포경’을 명목으로 고래잡이를 해온 일본 사례를 따른 것이다. 대표단은 한국 수역 안에서만 고래를 잡을 것이며, 포경의 구체적 일정, 지역, 포획예정량 등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 뉴질랜드 등 반(反) 포경 국가들은 회의장에서 한국 측 입장 표명에 비판을 쏟아냈다. 제라드 반 보멘 뉴질랜드 대표는 한국의 포경 재개 계획이 고래 개체수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면서 과학적 목적을 내건 일본의 포경 행위가 과학에 기여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대표단 일원인 박정석 농림수산식품부 국제기구과 주무관은 “우리는 ‘고래는 죽이거나 잡아서는 안 된다’는 어떤 단정적이고 절대적인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일부 국가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것은 도덕적 논쟁을 위한 회의장이 아니라 법적 논쟁을 위한 회의장”이라며 “도덕적 설교는 이 회의에서 적절치 않다”고 맞받았다.

국제사회는 지난 1986년부터 협약에 따라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 12종에 대한 상업적 포경 활동을 유예(모라토리움)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는 이를 전적으로 거부하고 있으며, 일본은 과학 연구용 포경을 허용하는 협약의 맹점을 이용해 자국의 포경활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나라는 1986년부터 IWC가 포획을 금지한 12종을 넘어 아예 모든 고래잡이를 법적으로 금지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고래고기에 대한 오랜 식문화를 가지고 있는 울산 등 동남해 일대 주민들의 요구, 이웃 일본의 적극적인 포경 허용 등을 감안해 지난 2009년 포경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번 회의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강준석 농림해양식품부 원양협력관은 한국의 고래고기 소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포경을 금지한 지난 26년간 전통적으로 고래고기를 식용으로 써온 주민들이 고통을 받아왔지만 그간 한국은 포경을 엄격히 금지해왔다”고 말했다.

◇“죽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연구할 수 있다”

환경연합은 정부의 포경재개 통보에 대해 “일부 수산업계의 왜곡된 요구를 반영한 농수산식품부의 어업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이 조사를 위해 일본의 뒤를 쫒아 과학조사 포경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과학조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포경을 재개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환경연합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불법포경(illegal whaling)과 혼획(by-catch)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고래고기를 사고 파는 시장이 ‘실질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환경연합은 “울산남구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고래해체장을 문화복구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고래식문화 활성화를 위해 고래고기 요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이 고래보호, 고래 개체 수 회복을 위하여 고래조사포경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러한 한국 내의 고래고기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일부 수산업계의 왜곡된 요구를 반영한 농림수산부의 ‘어업정책’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선언한 ‘과학연구용 포경’ 즉 과학포경이란 고래자원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어떠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지 등 ‘과학목적을 위해 고래를 잡는 것’을 말한다. 과학 포경을 해온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그러나 일본의 과학포경은 실제로는 ‘과학연구를 빙자한 상업포경’이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과학연구를 위해서라면 굳이 고래를 죽이지 않고도 추적장치를 달아 모니터링을 하는 등 얼마든지 비살상방식으로 연구할 수 있다. 특히 거대한 몸체의 고래를 잡아서 극히 일부분만 시료로 채취하고 99%이상의 대부분 고래사체를 고래고기시장에 유통시키는 점이 집중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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