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동물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 중의 하나

  • 조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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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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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99
퇴근 길, 집으로 가는 길목인 충정로역에 뮤지컬 <난타> 전용극장이 있다. 17년 동안 누적 관객 수가 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이 뮤지컬을 보지 못한 나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대체 얼마나 인기가 많기에 전용극장까지 생겼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제 난타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듯하다. <난타> 전용극장 앞을 지날 때마다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와 뮤지컬을 보려는 중국인들이 줄지어 있다. 

얼마 전 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서울 도심지에도 동물권 관련 영화만 전용으로 상영하는 극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동물에 대한 사람들이 인식이 달라질 테고, 동물에 대한 처우도 훨씬 나아질 텐데.”

<증인(Witness)>이라는 제목의 다큐가 있다. 동물을 싫어하던 에디 라마라는 이름의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의 부탁으로 그녀의 반려 고양이를 탁묘하다가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고, 유기 고양이를 입양하고,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게 되고, 급기야 모피반대 운동가로 거듭나는 인식의 변화를 그린 감동적인 다큐이다.

에디는 저녁이 되면 영상장비를 설치한 자신의 벤 자동차를 끌고 뉴욕의 번화가로 나간다. 그리고 거리의 행인들을 상대로 모피의 진실을 알리는 영상을 상영한다. 영상을 본 행인들은 그동안 몰랐던 진실에 눈물을 흘린다.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모피에 대한 가장 정직한 시선일 것이다. 에디는 거리 상영을 하게 된 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이 영상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너무 고통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밖으로 뛰쳐나가 아무나 붙들고 저것 좀 봐달라고, 그러면 내가 왜 이러는지 알게 될 거라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죠. 하지만 주류 매스컴은 이런 문제를 다루지 않잖아요. 극장에서 상영될 리도 없구요. 그래서 내 나름대로 알릴 방법을 고민한 끝에 벤 자동차에 영상장비를 설치해서 거리에서 상영하기로 했죠."

동물은 우리 사회의 ‘말 못하는 약자’이다.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는 그들은 자신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인간의 노력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동물보호단체들과 동물권리 활동가들이 온오프상에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는 하나이다. 동물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서. 그 중 영상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강력한 수단이다.

과거 나는 동물에게 아주 무관심했고, 동물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과거 내게 인간 이외의 동물은 멸시와 차별의 대상이었다. 그런 내게 길고양이는 지저분하고 무서운, 눈에 띄는 것 자체가 싫은 존재였다.

햇살이 좋은 날, 우리 집 마당에 누워 볕을 쬐는 그들에게 발을 굴러 위협하거나 돌을 던져 쫓아내는 것은 당시의 내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길에서 모진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손바닥만 한 햇볕조차 내주기 싫었던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그냥 싫었기 때문이었다. 눈에 띄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 뿐이었다.

나는 지극히 사소한 나의 이익을 위해 동물의 중요한 이익을 빼앗는 것이 좋은 건지 아니면 나쁜 건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의 이익을 위해 그들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자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사실 내게는 그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 자체가 없었다. 난 그저 관성과 습관에 따라 살아갈 뿐이었다.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득하지만, 내게는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나는 사람이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는 인간이 본래 악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행위가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계기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모피의 진실이 알려지면서 모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듯이, 사람은 누구나 살아 숨 쉬는 것들에 공감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물론 악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일부의 경우일 뿐 사람은 누구나 친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는 동물에게 무심한 사람들을 원망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그것이 옳은 건지 그른 건지 생각해볼 계기조차 갖지 못한다. 과거의 내가 그랬듯이.

유기동물을 입양시키고,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고래 “제돌이”를 제주도 앞바다로 돌려보내며, 대통령·시장·국회의원·구청장 선거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동물보호 공약을 내걸며 한 표를 호소하는 것은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결코 동물복지국가라고 할 수 없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실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렇게 우리 사회가 진보한 배경에는 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변화의 중심에는 영상과 글을 비롯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동물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준 동물보호단체들과 활동가들이 있었다.

나는 지난 5월 7일 개봉한 <잡식가족의 딜레마>가 “한국 동물권리 운동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작품”이라고 홍보해왔다. 내가 이 영화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이 영화의 설득력과 작품성 때문만이 아니다. 이 영화 자체가 무차별 대중을 상대로 동물에 대한 더 나은 처우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주는 강력한 캠페인이자 문화운동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동물의 처우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영화가 전국의 극장에서 상영된 적이 있었던가?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동물에 대한 인도적인 대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동물에게도 더 나은 대우가 필요하다는 공감은 사회적 요청으로 발전할 것이다.

아쉽게도 동물을 위해 꼭 필요한 영화들, 우리 사회에서 정말로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들은 외면되기 일쑤다. <어벤져스>를 비롯한 상업영화가 거대자본으로 모든 상영관을 잠식하는 동안, <잡식가족의 딜레마>와 같은 의미 있는 영화들은 개봉관 확보조차 하늘의 별 따기인 것이 현실이다. 홍수같이 쏟아지는 상업영화들이 거대자본으로 홍보를 밀어붙이는 현실에서 소자본 독립영화들은 개봉 사실조차 관객에게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개봉관 확보와 홍보력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돈이 되지 않는 영화들, 즉 관객 수가 적은 영화들은 그나마 얼마 상영되지도 못한 채 극장에서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다.

동물도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우리들부터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상업영화가 전국 극장을 싹쓸이 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잡식가족의 딜레마>와 같은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를 우리들이 봐줘야 한다. 이 영화가 보다 흥행해서 더 많은 극장으로 확산되고, 더 많은 관객에게 상영될 수 있도록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의 참여가 절실하다.

동물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빠른 시일 내에 하루 시간을 내어 상영관이 가까이에 없더라도 일부러라도 찾아가서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보는 것. 그보다 쉬운 일이 또 있을까?


● <잡식가족의 딜레마> 상영 시간표 안내 : http://me2.do/5KagVry3
● <잡식가족의 딜레마> GV 안내 : http://me2.do/5zGNj7Nv
● 네이버 예매 링크 : http://me2.do/GXUDOcfG
● 인터파크 예매 링크 : http://me2.do/FY02wxZl
● YES24 예매 링크 : http://me2.do/FmxjqKHz
● 맥스무비 예매 링크 : http://me2.do/5pr1eQ5y
● CGV 예매 링크 : http://www.cgv.co.kr/tic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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