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를 돌본다는 건...

  • 이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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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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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5

저는 개어멍으로 몇 년째 강아지들만 키우다 지난 여름 저희 집에 찾아 온

새끼 길냥이를 외면할 수가 없어 길냥이들 밥을 챙겨주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고양이 사료를 구입해보고 잘 먹는지, 다 먹었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우리 집만을 바라보고 있는 길냥이들의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먹이를 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길냥이들을 돌본다는게 정말이지 너무너무 가슴이 아픈 일이네요.

새끼 길냥이는 너무 말라 있었고, 매일 제가 주는 사료를 발까지 넣고 허겁지겁 먹었는데...

며칠 동안 안 보여 온 동네를 다 찾고 다녔지만... 안 보였고..

산책을 가는 제 눈에 우연찮게 띄어 펑펑 울며 묻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저희 집을 찾아오는 길냥이가 있었습니다.

쥐새끼처럼 빼짝 마른 몸으로 쓰레기 봉투를 뜯고 있어,

"너 왜 여기서 이러고 있니? 배고프면 우리 집으로 와!"라고 했는데..

정말 이 녀석 거짓말처럼 저희 집 앞에 와서 앉아 있었어요.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아 스프와 사료를 챙겨주었지만,

입이 아픈지 잘 먹지 못하였고..

저는 카라에 가입을 하고 구조 요청을 하게되었습니다.

비소식이 있는데.. 사료도 제대로 못 먹는 녀석이 너무 안쓰러워 동네 캣맘의 도움으로

포획에 성공하였는데... 정말 이상하리만큼... 순순히 이동가방에 쏙 들어가준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치료를 잘 받고 낫으면 저희집 옥상에라도 터를 마련해 줄 생각이었는데..

병원에 가자마자 의식을 잃었고,

아무런 손도 써보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했습니다.

병원비가 많이 나올까봐 걱정한 저 땜에 빨리 가버린게 아닌가 싶어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마지막이라도 제 손에서 가고 싶어서 그렇게 순순히 잡혀준게 아닌 가 싶기도 하고...

그 동안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길냥이를 돌본다는게 이렇게 마음 아프고, 속상한 일인지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길냥이를 '도둑고양이'라 부르며 내쫓고, 밥주면 뭐라하고...

길냥이들은 하루종일 길을 헤매고 돌아다니며 한끼를 힘들게 해결하는 거일텐데 말이에요..

저는 이렇게 벌써 두마리의 길냥이를 떠나보내고 다시는 이렇게 가슴이 아픈 일을 안 하겠다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희 집 앞에 와있을 길냥이들 걱정뿐이에요ㅠ.ㅠ

마지막에 '꽁꽁이'란 이름도 얻은 이 아이가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고,

다음 생에는 정말 사랑받는 아이로 태어나 행복하도록 빌어주세요.


p.s)뒤에 노란색 아이도 저희 집에 오는 아이인데요, 이렇게 침을 흘리고 다니는데

조언도 좀 부탁드립니다.



댓글 4

KARA 2014-11-26 07:02

악 받으실 주소를 카라 대표 메일 info@ekara.org 로 보내주시면, 약을 우선 소량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메일 제목에 "구내염 약 신청" 이라고 넣어서 보내주세요. 먹여 보시고 차도가 있다면 더 지으시면 되니, 우선 약 받으실 주소와 눈짐작으로 추정한 아이의 체중을 알려주세요. 그리고 누구나 경제적 형편때문에, 아이들에게 마음껏 도움을 줄 수 없는 사정에서 고민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경제적 신체적 시간적 여유에 대한 평가 없이 무조


전주미 2014-11-25 23:16

눈물이 납니다.. 특히 병원비 부분에선 정말 제맘 같아서 너무 맘이 아픕니다.. 따뜻한 맘으로 고양이들을 만져주시고 외롭지 않게 보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도 예뻐하는 길 고양이가 밥을 먹고 제 차에 오르려고 해서 깜짝 놀란적이 있는데요.. 정말 길냥이를 돌본다는건...말로 할수 없는 어렵지만 크고 멋진 일인듯 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힘내셔서 고양이들의 멋진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이나경 2014-11-25 16:07

노란아이는 침을 흘리고 먹을 때 옆으로 먹는 등 조금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사료도 제법 잘 먹고, 털 상태도 괜찮아 보입니다. 어떤 약을 어떻게 먹이면 되는지를 좀 알려주세요.


KARA 2014-11-24 18:40

아..정말 가슴아프네요..마지막을 가장 고마운 분께 인사드리고 가려고 힘을 냈었나봅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어디서 어떻게 지낼까 걱정하실까봐서 말이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아이의 명복도 아울러 빕니다. 조금만 빨리 와주지 그랬나 싶네요. 어쩌면 아이 나이가 어리다면 복막염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노란아이가 마치 고무줄 같은 침을 매달고 있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구내염의 증상입니다. 아이가 그리 많이 마르거나 털 상태가 심각하게 지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