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난 매맞고 굶지 않으려 웃고, 당신은 그런 날 보고 웃고… 불법 수입 후 10년 넘게 사설동물원서 쇼하는 오랑우탄 ‘오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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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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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돌이처럼, 나도 내 고향 보르네오섬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오랑이에게 자유를!(Free Orang!)’

불법 수입된 후 10년 넘게 쇼에 동원됐던 오랑우탄 ‘오랑이’는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처럼 고향 보르네오섬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난 5일 오후 찾은 경기 고양시의 사설동물원 쥬쥬에서는 원숭이와 오랑우탄을 이용한 쇼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원숭이 두 마리가 장애물 뛰어넘기나 각종 묘기를 보여주는 원숭이쇼가 끝나자 사람 운동화를 신은 오랑우탄 오랑이가 무대에 나타났다. 조련사는 관객으로부터 받은 얼음물병을 마시느라 여념이 없는 오랑이에게서 계속해서 물병을 뺏으며 일명 스카이콩콩으로 불리는 포고스틱이나 자전거를 타게 했다.

조련사는 오랑이의 입에 손을 넣었다 빼는 시범을 보이며 오랑이가 자신을 절대로 물지 않는다며 쇼가 안전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련사가 오랑이를 객석으로 뛰어들게 하자 웃으며 즐거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거나 아이를 몸뒤로 숨기는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윽고 동물원이나 수족관의 동물쇼마다 조련사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대사가 등장한다.

경기 고양시의 사설동물원 쥬쥬의 오랑우탄쇼에서 지난 5일 조련사가 오랑우탄 오랑이의 입에 손을 넣었다 빼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오랑이는 사람 신발을 신은 채 매일 3~4차례 쇼에 동원되고 있다. 오랑우탄은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오랑이는 불법 수입된 뒤 2003년부터 쥬쥬에서 쇼에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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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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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의 사설동물원 쥬쥬에서 지난 5일 조련사가 원숭이쇼를 진행하고 있다. 동물행동 전문가와 사육사들 사이에서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원숭이를 쇼에 동원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검찰, 동물원 불법 인정하면서도 조치 안해

하지만 카라 측은 검찰의 불기소 이유가 군색한 변명일 뿐 아니라 제돌이 방류 후 점점 높아지고 있는 한국 사회의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명권네트워크변호사단의 서국화 변호사는 “불법임을 인정하면서도 처분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야생생물보호및관리법은 밀수입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처분에 대해 국가가 보호대책을 마련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동물원은 지난 2월 바다코끼리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곳인 동시에 오랑우탄들을 쇼에 동원할 뿐 아니라 인대를 절단하는 수술을 하고, 폭행하는 등 학대행위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라는 쥬쥬의 전직 사육사들로부터 2012년 죽은 오랑우탄 우탄이가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도록 인대를 끊은 바 있다는 제보를 확보해 검찰에 고발했다.

쥬쥬에서는 오랑우탄 외에도 멸종위기 동물을 이용한 쇼나 먹이주기 체험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5일에도 동물원 입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는 백령도와 가로림만 등 일부 지역에만 남아있는 멸종위기종 잔점박이 물범까지 먹이를 주는 체험행사에 동원하고 있었다. 아기 반달가슴곰에 목줄을 매어 데리고 다니며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사설동물원 쥬쥬에서 지난 5일 관람객들이 잔점박이물범에게 직접 먹이주기를 체험하고 있다. 이 동물원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잔점박이물범을 수시로 먹이주기 체험행사에 이용하고 있다.


■ 몰수·기증 방식으로 자유 되찾아 줘야

그렇다면 오랑이는 어떤 방식으로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우선 남방큰돌고래들의 사례처럼 지자체의 개입이나 환경부의 행정처분,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오랑이를 몰수한 후 국가와 동물보호단체, 학계가 힘을 모아 오랑이를 보르네오로 돌려보내는 방법이 있다. 쥬쥬 측이 진심으로 오랑이를 위한다면 서울동물원을 비롯한 공공동물원에 오랑이를 기증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몰수나 기증 어느 방식에서나 우선 오랑이를 서울동물원 등 사육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시설에서 임시로 계류할 필요가 있다. 이후에는 보르네오 현지에서 오랑우탄 방사 경험이 풍부한 국제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국제적 환경보호단체인 보르네오 오랑우탄 생존재단(BOSF)은 현재 800개체 정도의 고아가 된 오랑우탄을 보호하고 있으며 다친 오랑우탄을 보호하다 야생으로 방사하는 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지난 8일에도 지난해 구조한 오랑우탄 5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오랑이가 자연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어 야생 방사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올 경우 오랑이가 야생에서의 평균 수명(40세)까지 여생을 서울동물원에서 쇼에 동원되지 않은 채 편안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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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문 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152112585&code=610103




댓글 3

김보미 2014-08-25 17:50

아 정말 기사를 읽기만 해도 마음이 편치 않네요


박민희 2014-08-22 19:59

어른들이 아이들을 동물쇼에 데려가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체험학습장도...


김효진 2014-08-19 19:15

학대를 구경하는 일 이제는 멈춥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