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이 오랑우탄의 손 인대를 끊었나.]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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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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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74

쥬쥬동물원에서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항상 동물원 관광객들을 맞아야 했던 우탄이...
점점 몸집이 커지며 힘이 세지자 우탄이가 손 힘을 쓰지 못 하도록 손 인대가 절단되는 수의학적 처치도 받아야 했습니다. 살아서 오랑우탄다운 생활을 해보지도 못한 우탄이의 박제가 곧 있으면 쥬쥬동물원에 전시가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죽어서도 동물원 관객들을 맞는데 이용이 될 우탄이와 같은 동물이 더 생겨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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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이 오랑우탄의 손 인대를 끊었나
 
 
24일 서울 마포구 동서조류연구소에 테마동물원 쥬쥬 오랑우탄 ‘우탄이’의 박제가 완성돼 있다. 왼쪽은 우탄이의 생전 모습을 찍은 사진으로 <한겨레> 2012년 5월5일치 1면에 실렸다. 국제영장류학회에 보낸 사진도
▶ 티브이쇼 동물 오랑우탄 ‘우탄이’를 기억하시나요. 우탄이가 손을 힘껏 쥐지 못하도록 동물원 쪽이 손의 인대를 끊는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요. 동물보호단체는 인대 절단 수술이 사실인지 밝혀줄 것을 수사당국에 요청했습니다만, 우탄이는 박제가 되어버렸네요. 우탄이 손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국제영장류학회에서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이 기사를 시작으로 동물원 영장류에 관한 세 편의 기사를 싣습니다.
검고 아늑했던 눈은 사라졌다. 유리눈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 생전 모습보다 더 넓적해졌다. 입술 모양을 따라 핀이 박혀 있었고, 양손 밖으로는 1㎝ 굵기의 철근이 빠져나와 있었다. 2㎜ 두께의 가죽 아래로는 부드러운 육체가 아닌 우레탄이 차 있다. 몸을 만져봐도 예전처럼 온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색한 만남이었다.

박제의 주인공은 ‘우탄’이다. 2012년 6월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폐사한 오랑우탄 우탄(당시 20살 추정·수컷)이는 슬픈 동물이다. 죽기 전 동물원 쪽이 우탄이의 손 인대를 일부러 끊었다는 의혹이 있었다.(<한겨레> 2012년 12월28일치) 제보 내용은 구체적이었다. 수술은 검역실 복도에서 이뤄졌고 동물원 쪽에서 사육사들의 접근을 통제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10월2일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테마동물원 쥬쥬가 우탄이 손의 인대를 수술을 통해 일부러 끊었다는 것을 포함해, 동물보호법 위반(동물 학대)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동물원 쪽을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대리인으로 생명권네트워크변호사단도 함께 나섰다. 카라는 동물원 압수수색으로 냉동고에 보관중인 우탄이의 사체를 직접 검시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우탄이 손의 비밀은 이대로 묻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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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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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당한 테마동물원 쥬쥬에 남은 오랑우탄들은 잘 살고 있을까? 24일 오전 11시 테마동물원 쥬쥬에서는 또다른 오랑우탄 오랑이(11·암컷)의 ‘생태설명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름은 ‘생태설명회’였지만 무대 위에 오른 오랑이는 2년 전 공연하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사람의 농구화를 신었고 국방색 작업복을 입었다. 사육사가 묶은 검정 끈을 풀어내는 시범을 보였다. 100여명의 유치원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오랑이의 몸짓을 구경했다. 홍도정 사육사가 말했다.
“오랑우탄은 사람일까요, 동물일까요? 둘 다 아니에요. 유인원이라고 해요. 인간의 원시 모습이에요.”
사육사가 장난 섞인 말을 더했다.
“오랑이는 밀림에서 햇빛을 많이 받고 선크림을 안 발라서 이렇게 몸이 까매졌어요.”
우탄이의 손. 고정하기 위해 철근으로 뼈대를 박아두었다. 가죽을 벗기기 위해 손바닥을 절개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설명회가 끝나고 오랑이는 옆에 위치한 가건물로 퇴장했다. ‘검역실’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공간, 동물원의 아픈 동물들이 격리되어 관리되고 있는 공간이었다. 우탄이가 머물던 방도 그 건물 안에 있었다. 우탄이가 밖을 바라보던 철창은 테이프를 바른 나무 문으로 닫혀 있었다. 지금 우탄이가 머물던 방은 아픈 수달의 차지다. 임신한 말 한 마리, 아픈 잔점박이물범과 물개가 있는 몇 개의 방들 사이에 오랑이 방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랑이의 방에는 오랑이의 배란기에 맞춰 복돌이(10살 추정·수컷)가 함께 머물렀다.
동행한 국내 최초 야생영장류학자인 생명다양성재단의 김산하 박사가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생태설명회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네요. 오히려 묘기에 가까워 보였어요. 유인원이 인간의 과거의 모습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죠. 아주 오랜 옛날에 공동 조상이 있을지 몰라도 인간과는 엄연히 다른 종입니다. 오랑우탄이 머무는 공간에 나무나 가구 같은 물건이 하나도 없어요. 시설이 좋지 않으니까 사육사가 동물을 통제하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어요.”
국제영장류학회 회장인 마쓰자와 데쓰로 교수는 테마동물원 쥬쥬에 대한 서면인터뷰에서 “관람객 앞에서 사람의 옷을 입고 즐거움을 주거나 혐오감을 주는 방식으로 사육될 때(동물 목에 쇠사슬을 거는 예), 동물의 생태와 보전 상태에 대해 부정확하게 전달하는 경우, 인수공동전염병에 노출되는 환경 등을 이유로 테마동물원 쥬쥬의 동물 공연에 반대한다”고 밝혀왔다.
대형영장류 오랑우탄은 자연에선 움직이지 않고 혼자 조용하게 나무에 머무는 종이다. 우탄이가 떠나고 바뀐 것은 무엇일까? 시설은 여전히 열악하고 생태설명회라는 이름의 ‘동물쇼’는 계속되고 있다.


댓글 3

김유빈 2014-02-09 01:11

어렸을적 동물농장에 나오는 우탄이가 스타라느니 그런 인간의 재미를 위해 하는 인간의 욕심이 어렸을적엔 몰랐는데...자기전에 잠깐 들어왔다가 우탄이가..박제가 되어있다니 너무 충격이네요 사실 박제 된거 보고 소름끼쳤어요...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한 생명을 두번이나...눈이 정말 무서웠어요ㅜㅜ사진이랑 너무 다르잖아 죽어서도 자길 괴롭힌 동물원에 박제되어있다니 정말 무시무시한 인간들입니다..


이송희 2014-01-28 01:21

ㅠㅠㅠㅠㅠ 무서운 건 인간이네요...ㅠㅠㅠㅠ


우정호 2014-01-27 21:15

아... 두 번 죽는 것만은 막아주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살아서도 죽어서도 인간의 눈동자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