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유선종양수술받은 코카) 에게....

  • 김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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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2-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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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25
며칠전 포도 를 입양했다가 다시 사무실로 돌려 보낸 사람입니다 . 글을 올리는것은 변명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 포도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이글이 포도의 입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입니다.
 
우선 저는 코카를 너무좋아 하는 애견인이구요 3마리코카를 15년간 키웠고 현재는 유기견,학대견을 입양하여 키우고 있습니다.
학대받은 아이는 첨엔 남자들만 보면 무조건 도망갔고 비닐봉지 소리만 들어도 오줌을 쌀정도로 주눅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씩씩해 탈입니다   모든 집을 망가뜨려 놓아 도배장판 새로 할 정도 였으니까요 그래도 변화하는 모습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
 
그러다 포도 입양란을 보고 사연이 너무 안타깝고 나이도 많아 여생을 편하게 해줄 생각으로 입양을 했네요  직접 보진 않았지만   임보자님의 잘 짖지는 않고  자기 의사 표현할때만 짖는 아주 똑똑한 아이라고 했습니다. 역시 보니 정말 똑똑 하더군요  말귀를 얼마나 잘 알아 듣는지  또 매우 명랑 합니다  밥도 아주 잘먹고  저녁마다 산책나갈땐 눈이 반짝반짝 합니다.  주인이 방치 해서 키워그런지  겨드랑이와 목부위가 굳은 살이 까맣게 박혀있고 거긴엔 털이 안났습니다  아마도 푹신한 이불같은데선 살아본적이 없는거 같고  거칠한 바닥에서 살아온 흔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구김살 없이 명랑했어요.
 
문제는 제가 직장다녀 낮에는 집이 비워있는동안  포도가 답답하게 갖혀있는게 불만 이었나 봐요 하루종일 짖고 문을 긁어 대서 4일내내 민원이 쇄도 했습니다  관리실에 1주일만 참아달라고 부탁했으나 내일 또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여  밤새 고민끝에  성대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읍니다 .
포도가  평생 방치견으로 마음대로 가고 싶은데 이리 저리 돌아 다니며 생활하다 주인없는 집에 갇혀 있으려니 매우 답답했겠지요    3달전 유선종양 수술도 받았고 나이도 많은데 또 성대수술까지  해줄 생각을 하니 과연 어떤 것이 포도에게 좋을까 결정을 내릴수  없었네요  동생은 수술하지말고 다시 좋은 주인만나게  시간이 흘러 더 상처 받지 않도록 빨리 돌려 주자는 겁니다 .
 병원 앞까지 갔다가   다시 차를 돌려 사무실로 향했네요   사무실 대문앞에서도 저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직원에게 포도를 건네 줄때 포도가 저를 자꾸 뒤돌아 보며 2층으로 올라가는걸 봤을때  아!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는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 단 5일 있었는데 벌써 포도는 절 가족으로 생각했던거지요  . 좀더 신중히 시간을 두고 결정했어야 되는데  신고하다는거에 겁을 먹고 성급히 결정을 해버렸네요   .
 
평소 그래도 내가 애견인으로 책임있게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있다고 자부하던 차에   이번일로 완전 본인에게 실망스럽고 후회 됩니다 .   다시 사무실에 전화해서  포도를 다시 키우겠다고 하였으나  당연히 안된다고 하지요  카라 입양 방침도 있는데  자꾸 고집피우는것도 내 욕심인거 같네요  . 그래도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면 안될까요?  이번엔 애견 유치원에 아침에 맡겼다가 저녁에 데려오는 방법을 써보려 하는데요  . 사람좋아 하는 포도가 저희집에 혼자 주인오길 기다리는거  보다 그래도 사무실 언니들 하고 하루종일 같이 있는게 행복할지도 모르겠군나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 합니다.
 
파양하기전 사무실에서 이런 저런 방법을 제시 하였으나  문제는 포도에게 는  집이 비워 있는 곳에 혼자 놔두면 안될거 같습니다 .  물론 포도가 똑똑 하니 몇달 흐르면 적응이 되겠지만   아무쪼록 포도에게 관심 많이 가져 주시고  정말 좋은 분이 데려가 주시길 바랍니다.
 
포도야 !  미안하다.  너와 함께한 시간이 짧아  사진 한장 찍어 놓질  못했군나.......
 
 
 
 
 
 

댓글 4

이지윤 2017-02-24 16:33

안녕하세요! 지금 포도랑 함께 살고 있는 포도언니 입니다! 포도는 잘지내고 있어요 ^^ 포도 안부가 궁금하시면 인스타에서 아이디 dungbokc 검색해서 봐주세요 ^^


이유진 2013-02-26 11:51

천천히 포도에게 혼자 있어도 문제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함께 훈련하는 방법도 있었을거 같아요. 그렇지만 아마도 그 시간까지 견디어 내는게 관건이겠지요. 생각보다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오거나 하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많이 힘들죠... 그렇지만 너무 가까이 잘해주는 것만이 늘 능사는 아닌거 같아요. 켄넬훈련이라든지, 안정감을 주는 훈련을 통해 다음 입양가는 집에서도 적응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줘야겠네요. 분리불안증 고치는 방법은 꽤나 인내를 요하지만


유현숙 2013-02-25 18:59

글을 읽다가 주책없이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저도 옥탑방에 애들 두고 출근할 때 민원이 자주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너무 무서워서 경찰서에 "저희 개들 잡아가나요?"라는 바보같은 질문을 한 적도 있고.. 다행히 그 이후 재택근무를 하게 됐고, 녀석도 늙어선지 이제는 하루 종일 조용하지만.. 김연승님도 정말 마음 아프실 텐데, 포도 입양 때까지 애견유치원-같이 퇴근 형태로 임보라도 하실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서은이 2013-02-23 12:55

괜히 포도 생각에 짠해지네요..사무실에서 앉아, 엎드려, 뒤집어, 손을 다 알아듣고, 산책할때도 같이 발맞추어 너무 잘 하는 아이를 보면서 누가 이렇게 훈련까지 시켜놓고 집밖으로 보냈을까..정말 포도의 과거가 궁금하더라구요. 저희 활동가들끼리 혹시 치료견으로도 쓰이지 않았나..하는말이 나올정도로..근데 저희가 잠깐만 눈에 안 보이면 계속 짖는아이를 보면서 자기도 힘들텐데 뭐가 저아이를 저렇게 만들었는지 포도 눈만 보면 너무 미안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