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마스선물 -선희이야기

  • 이인숙
  • |
  • 2012-12-29 14:07
  • |
  • 2362
<겨울앓이, 크리스마스 선물...선희>
겨울만 되면 난 우울증이 생긴다.
특히 이곳 시골에 내려오고 추운날씨가 계속 되면 더욱 그렇다.
작년 이맘때도 울 아이들 산책나갔다가 백구놈한테 엄청 당하고, 새식구와 전쟁을 치루고, 태평이 디스크로 다리못쓰고 ..
한달 반동안 물도 얼어 안나오고..
날것으로 살아야하는 삶! 내가 시골서 살아 낼 수 있을까? 꽤 심각했는데...
시골의 강쥐들은 넘 불쌍하다. 전혀 식용개, 집지키는 개이외의 의미가 없는 그애들은 평생을 짧은 줄에 묶여 똥밭에서 산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렇게 간다. 이름도 없이...
겨울들어 큰절애, 작은절애 한바퀴를 도는 운동을 하면서 여기 저기 불쌍한 아이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
겨울동안 도시로 나간 주인의 빈집을 지키며 언밥과 언물을 먹으며 눈밭에 묶여있다.
날씨가 점점 추어지면서 나는 어쩌지도 못하는 현실에 머리를지끈거리며 우울증에 빠졌다.
게다가 동리사람들 얼마나 부정적인 사고에 빠져있는지...
그들 스스로 말하기를 눈앞의 이익외에는 얼마나 공동체에 비협조적이고, 배타적인지
희망 마을가꾸기는 꿈에도 꾸지 말란다.
난 영원한 그들의 아웃사이더 인가?
난 결국 일을 저질렀다.
안동네에 쇠창살안의 집에 개두마리가 있었는데...
주인이 타도시로 돈벌러 나간 사이에 얼마나 애처롭게 짖어대는지 저러다 잘못 되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한애가 갔단다.
그런데 또한아이가 그렇게 있다.
사방이 뚫려있는 차거운 쇠창살에 바닥도 차거운 쇠창살에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동상에 걸려 그렇게 죽을텐데..
이웃에 어떻게 아이를 빈집에라도 넣어주라고 부탁했지만 얼마나 날씨는 춥던지 밤사이에 잘못될까 나는 끙끙 앓고 있다.
그쪽으로의 발걸음도 피하고...동리의 시선도 두렵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조심스럽고...
오늘 다시 우울한 맘을 떨쳐내고 긍정적으로 대처하자 싶어 이웃집 개들에게는 북어머리국을 끓여먹이고
안동네에 넘어가 쇠창살안에 있는 아이에게 다가갔다. 역시나 그애는 가엾은 몰골!
난 결심했다. 울집 아이들이 극성인데다가 중형견 이하라 대형견아이들은 집에 들일 엄두를 못내는데
따듯한 집에 따뜻한 거라도 먹이자 싶어 주인아저씨에게 연락하고 그렇게 내일 우리집에 오기로 했다.
그애는 크리스마스 선물! 착할 선 기쁠희 '선희'라고 부르자. 오늘 하루만 견뎌다오!
다시는 어쩌지 못하게 내맘에 이렇게 못을 박고있다.
 
<12월 26일 선희가 오다>
올들어 최고로 추운 어제밤을 무사히 보내고 동네 반장님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선희가 울집에 왔다.
제대로 먹지못하고 완전 말라 더덜 떨긴하지만 엄청 순하고 내가 만지고 밀어넣고 잡아당기고 해도 전혀 으르렁이 없다.
아침부터 바쁘게 집에서 가스통을 빼어내고 바닥에 페벽돌과 합판두장을 깔고 카페트, 방석으로 찬기를 막아주고
보온덮개로 집 전체를 덮어주었다. 통북어를 사다가 푹 고아 밥말아 사료와 함께 주고 선희는 울집에서 착하게 기쁘게 행복하게 살아갈것이다.
 
<사진은 아래에...>
 

댓글 1

이인숙 2012-12-29 14:08

사진이 커서 잘 안올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