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임직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박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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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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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3
오늘 오전에 전화드린 오봉역 역무원입니다.
대뜸 통덪 빨리 보내달라고 보채서 많이 당황하셨지요.

상황을 설명드리면, 역사 앞에는 깊이가 3미터 이상되는 배수로가 있습니다.
사다리 없이는 사람의 힘만으로 절대 나올 수 없는 곳입니다.

며칠전 회사 동료가 배수로 아래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고, 배수로 아래 새끼 고양이가 있는 걸 목격했습니다.

그 때부터 역 직원분들께서 사다리를 타고 직접 내려가서 구조 시도를 했으나, 도망을 가는 이유로 구조하지 못했습니다.

휴가에서 복귀하여 오늘 출근을 했을 때, 이미 3일이나 지나있었습니다. 고양이 목소리에 힘이 없었고,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아 바로 카라에 전화를 드린 것입니다.

다행이도 카라 직원분께서 신속하게 통덪을 보내주셔서, 오후에 바로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15:40에 고양이 구조에 성공했고, 며칠을 젖은 상태로 보낸 터라 바로 의왕역 앞 동물병원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흔쾌히 봐주시겠다고 하셨고, 좋은 선생님 덕분에 바로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피부병이나 눈병 등 특이한 질병은 없었고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하기에 기생충 약 정도 투여하셨네요.

지금은 역무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생후 2~3개월 정도이며 여자아이 입니다.
웅크리고 앉으면 어른 손바닥안에 쏙 들어가는 아이입니다.

저희 역 선배님들께서 너무 좋아하시고 이뻐하십니다.
"이것도 다 저 애랑 연줄이 있는거다." 란 선배 한 분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아이는 이제 저희 역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도록 도와주신 카라 임직원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 다소 신경질 적으로 빨리 통덪을 보내라고 말씀드린거 같은데, 아무쪼록 너그러이 용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카라에 무궁한 발전이 있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쓴 소리(조언) 환영합니다. 고양이에 대해 많이 무지합니다.
의사선생님께서 다음주에 예방접종하러 데리고 오라 하셨고, 틈틈이 조언을 해주시겠지만,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조언은 환영하며 부탁드립니다.




댓글 3

카라 2018-11-26 15:08

반전이네요~ 그렇지만 엄마를 따라 갔으니 다행인거겠죠?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거리의 아이들에게는 늘 사료와 깨끗한 물이 필요하니 챙겨주시고, TNR도 꼭 부탁드립니다. 따뜻한 구조기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박수환 2018-11-22 12:29

안녕하세요. 다소 반전적인(?) 결과를 말씀드립니다. 회사 동료한테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 큰 고양이랑 저희가 구조한 고양이와 비슷한 새끼 고양이가 계속 역사 앞을 어슬렁 거린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케이지를 밖에 잠깐 뒀더니, 성체랑 또래로 추정되는 새끼 1마리가 케이지 앞에 와서 떠나질 않았고, 케이지 안의고양이는 어떻게든 나가려고 발버둥을 쳤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케이지 안의 새끼고양이한테 공격적이지 않은 점, 그리고 케이지 안의 고양이가 필사적으로 케이지를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점으로 보아 어미와 남매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워낙 귀여운 아이라 직원분들도 키우고 싶었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엄마랑 아기를 떨어뜨려놓는건 천륜에 어긋난는 것이고, 직원분들도 엄마한테 보내야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정을 주고 보내는 거라 아쉬움을 나타내시는 분들도 있지만 어쩔 수 없죠. 결론은 무사히 구조해서 이틀만에 엄마한테 잘 보냈습니다. 제 새끼가 배수로에 빠졌는데 구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걸 지켜만 봐야했을 어미를 생각하니 안타깝네요. 사람이든 어떤 동물이든 제 새끼 생각하는 엄마 마음이야 다 똑같을테니...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 됐습니다.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게 도와주신 카라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에 또 구조 기회가 생기면, 그때도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PS :  그리고 보증금은 다른 동료분께서 보내주신거라, 제가 다시 돌려드려야 합니다. 여유가 되시는데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라 2018-11-21 15:00

저희도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다급하신 목소리에 통덫을 보내고 나서 어찌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자세한 소식을 보내주셔서요~ 그럼 구조한 고양이는 역무냥이가 되는건가요? ㅎㅎ 사진으로 보니 고양이 화장실이 없어 보입니다. 고양이는 모래에 배변을 하고 묻으니 준비해주시면 역무냥이가 더욱 쾌적할거 같아요~ 종종 소식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