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구조] 시도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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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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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7

※ 단체에서 구조한 동물들 외에도 개인이 구조하여 보호하고 있는 유기동물들도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인구조의 입양절차와 신청은 단체의 기준과 다릅니다. 
게시글 내의 구조자와 직접 상담하여 입양을 결정하시면 됩니다.


● 구조자 정보 : 윤아름 / 010-2827-5549 / yoon_rim@naver.com / https://www.instagram.com/sido0506/

● 구조 일시 및 장소 :  인천시 중구

● 구조 동물 정보 : 고양이 / 수컷 / 3세





지난 5월 6일 평소 안면이 있던 동네 개냥이자 길냥이 녀석이 뒷다리를 쓰지 못하는 채로 집 앞에 나타났습니다. 신경손상일 경우 최대한 빠른 내원만이 답일 듯 하여 병원에 데리고 갔고, 큰 개에 의한 교상으로 복막염, 요추 날개뼈 3개 골절 및 이로 인한 신경손상으로 후지파행, 배뇨, 배변 신경 손상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배변신경은 일주일만에 돌아왔으나  배뇨신경이상(방광마비)으로 소변을 보지 못했습니다. 소변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평생 방광 및 신장 질환의 위협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고, 강제배뇨(압박배뇨)를 해줄 가족이 있어야 살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시도는 가족이 없는 길냥이였고 또 가족을 찾기 어려운 다 커버린, 장애묘 였습니다. 신경을 조금이라도 살려보려면 스테로이드를 써야 하는데 복막염으로 인한 염증수치가 너무 높아 신경치료하는 스테로이드를 쓸 경우 염증이 번져 생명을 위협하는.. 막막하기만한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서른 번 넘게 통원치료를 받는 동안 일흔 번이 넘게 버스를 탔고 수도 없이 요도 카테터를 삽입하고 혈관 잡기가 힘들어질 정도로 채혈을 하고, 초음파, 엑스레이는 물론 각종 검사와 시술이 끊임없이 반복되었습니다. 세 번의 수술을 받았고 게거품을 토하며 쓴 약들을 너무 많이 삼켜야했습니다. 시도는 이 공포의 끝이라는 게 있을지 가늠조차 해 볼 도리가 없는 그냥 고양이였고, 그럼에도 오롯이 견뎌야하는 겁쟁이 길냥이였습니다. 

외출 채비만 해도 병원에 데려갈까 벌벌 떠는 녀석이지만 그 무서운 병원에서 인정받은 성격좋은 고양이 입니다. 그 어려운 치료를 받는 동안 어느 누구도에게도 긁힌 자국하나 남기지 않았습니다. 큰 개의 턱에서 탈출해 기어이 살아내고야 말았던 것만큼 강인한 마음의 힘을 가진 녀석이라 길냥이 시절에도 숨길 수 없던 다정함과 의젓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서서히도 아니고 갑자기, 다리를 절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간수치가 돌아오고 개복을 해야하는 큰 수술이 필요했지만 염증수치도 잡혔습니다. 

소장설 설사라 장사료를 먹고 있긴하지만 배변은 문제 없이 잘하고... 그리고 방광을 짜주는 운동신경과 방광이 찼음을 알려주는 신경도 어느 정도 회복되어 자가배뇨를 합니다. 동그랑 땡만을 주로 생산해내던 그 동안과는 달리 요도루조성술을 받은 이후로는 하루 네 번 소, 중, 대, 특대 감자도 생산해주고 있습니다. 살도 1kg이나 쪘고 푸석거리던 털에선 너무도 당연히 윤기도 흐릅니다. 두 달 반만에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더니 요즘 장난감을 신나게 가지고 놉니다. 잘 때 부르면 곧잘 팔을 베고 눕습니다. 이 더위에도 팔이나 다리에 기대거나 무릎에 배 위에 올라와 잠드는 걸 좋아합니다. 

혹시 신경회복이 아직 부족한 상태라면 6개월 간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 들었습니다.이 녀석을 보면 공격을 하려는 다섯의 개들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창문도 없는 2평 남짓한 부엌 공간에 석 달 가까이 격리되어 지내고 있습니다. 종일 누워 잠이나 잘 수 밖에 없는 공간이라운동량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도 많을 겁니다. 이 녀석의 골든타임이 헛되이 지나가지 않도록 용기내서 부디 손내밀어 주십시오.

행복을 나누는 방법을 찾아가며 자연스러운 일상을 함께 하실 수 있는 가족을 찾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흔치 않게 이상한 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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