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굶주린 것처럼 사료에 달려들고 하수구의 물을 마시던 '김포1과2'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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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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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전 김포 1의 모습>

< 구조전 김포 2의 모습>

김포1,2는 제가 일하는 김포의 공장에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나른한 점심시간에 홀로 나와 있는 김포1을 보게 되었고 한눈에 아픈 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측은한 마음으로 슬쩍 옆으로 가니 금방 기지개를 한 번 켜고는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곤 제 다리에 비비적거리려 하는데 순간 고민이 들었습니다. ‘아 이 침들이 묻을 텐데..!’ 그러나 이 애교를 받아준 이가 오랫동안 없었겠지.. 생각하니 차마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로 다리를 내어주고 대신 녀석을 가만히 쓰다듬고 말았던 게 김포와 첫 만남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며칠 지켜보면서 내가 구조를 해야 할지, 아니면 가만두는 게 나을지, 무엇이 현명한 판단인지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며칠간 밥과 따듯한 물을 챙겨주면서 이 아이들이 나름 지내는 공간이 있고 마찬가지로 나름대로의 사료와 물이 갖추어진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두 마리라는 것도 이때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수구의 물을 마시고, 늘 굶주린 것처럼 건 사료에 달려드는데 과연 이 공간이 아이들에게 충분한 걸까라고 생각했을 때 ‘아니요’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 얼어붙어 동사한 길고양이를 보고 덜컥 무서워졌습니다. 매일 아침이 이렇게 추운데 건강하지도 않은 김포1,2가 무사히 올겨울을 날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날 아이들을 구조하기로 마음을 먹고 보살펴주시던 분께 허락을 구하고 구조를 진행했습니다.


동물병원에서는 구내염이 심각하다고 하셨습니다. 두 마리 다 양쪽 잇몸이 다 부어있었고, 혓바닥, 목구멍까지 염증이 다 번져있어 매우 안좋은 상태라고 하셨고 체중 또한 김포1 3.7kg, 김포2 3.5kg로 너무 적게 나가서 수술을 진행하기에도 힘든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염증 정도에 비해 다행히 아직 식욕은 있어서 체중을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염증약을 처방해서 먹이기로 했습니다.

< 김포 1의 구강상태>

<김포2의 구강상태>

그로부터 3주가 지났고 처방한 약들은 아무 소용이 없었고 아이들의 상태는 그대로였습니다. 매일매일, 매 순간순간 닦아주고 돌아서면 또다시 피가 가득한 침이 흐르고 있는 모습을 너무 보기 힘들었습니다. 구내염은 이빨과 잇몸 사이에 있는 치석, 그리고 치태에 대한 알러지성 반응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스케일링을 해도 다시 치석이 쌓일 한 달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염증이 발생할 조건이 만들어진다 하여 전발치가 불가피하다고 하였습니다.


컨디션을 조금 회복한 뒤 아이들은 중성화 수술과 발치 수술 모두 잘 마쳤습니다. 엑스레이상에서도 잔존 치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 사실 김포 아이들이 워낙 험한 바깥 생활을 해서 그런지 현재까지도 다른 집고양이들처럼 컨디션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중성화 수술 직전에도 갑자기 컨디션이 떨어졌는지 감기(허피스 증상이라고 하더라고요)처럼 기침도 하고 코도 막히고 식욕도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며칠 만에 식욕을 되찾아서 동물병원 원장님 판단으로 중성화 및 치료를 시작했고 수술은 잘 마무리됐습니다. 그래도 아직 김포1은 코가 맹맹한 상태입니다. 김포2는 이게 또 웬일인지 왼쪽 눈에 결막염이 와서 결막염 안약 넣어주고 있네요. 그 외에는 김포1이 살이 워낙 약해서 중성화 수술 부위가 아무는 데 오래 걸리고 있고.. 잘 아무는지 좀 더 지켜보고 병원을 방문하던지 할 계획입니다. 그 외에 크게 문제 되는 부분은 없고 기본적으로 아이들 활력이 정말 좋습니다! 애교도 정말 너무 많고요..

아직 김포1,2가 염려되는 건강 상태인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들 발치해 주신 병원장님께서도 김포 아이들 케이스만큼 심한 케이스를 보지 못하셨다고 하실 정도였으니까 한두 달 만에 완벽한 컨디션을 바라는 건 아무래도 힘들겠죠. 그래도 이제 큰 산들은 다 넘었고 이제 빠르게 회복하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구조를 진행했을 때 정말 망설여졌던 게 사실입니다. 워낙 안 좋아 보여서 제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요. 그래도 주변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이번에 카라라는 동물단체를 알게 되고 시민구조치료지원을 받게 되어 정말 큰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좋은 일을 성심성의껏 챙겨주시고 도움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건강 잘 회복시켜서 꼭 좋은 가정에 입양 보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죽음을 맞이할 뻔했던 김포1과 2를 구조해 꾸준히 돌보며 치료해주신 구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추위와 싸우며 하수구의 물을 먹고 배고픔에 사료에 달려들던 고된 삶. 게다가 구내염이라는 질병에 걸려 힘들게 살아온 김포1과2를 지나치지 않고 구조해주신 덕분에 치료를 받고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를 받고 더 건강해져서 좋은 가족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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