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포유류 보호시설 '바다쉼터' 마련 국회 토론회 후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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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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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후기] 바다쉼터 마련을 위한 논의의 장이 열렸습니다

 

지난 531일 해양포유류 보호시설 바다쉼터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국회의원 윤미향, 소병훈, 서영교, 홍익표, 서삼석, 신현영, 전용기 의원실과 동물권행동 카라,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의 공동주최로 개최되었습니다. 본 토론회는 현재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16마리 큰돌고래의 복지 개선과 보호 방안으로서 생츄어리인 바다쉼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올해 12월부터 시행될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개정안은 고래류와 같은 전시환경에서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질병에 걸리거나 폐사할 위험이 있는 종의 전시와 보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률 시행을 앞두고 현재 5개소 수족관에 감금된 16마리의 큰돌고래를 위해서 시민사회는 자연과 흡사한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바다쉼터' 조성을 정부에 요구해 왔습니다.

 

야생동물 방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바로 '원서식지 방류'입니다. 수족관 큰돌고래들 대부분은 일본 와카야마현에 위치한 다이지(太地) 마을에서 포획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해당 지역은 상업적 포경이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원서식지 방류 원칙의 적용이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해역에 방류할 경우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이나 장기 감금에 따른 방류의 성공 여부를 더욱 알 수 없어 본래 우리나라의 해역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와 같이 가까운 미래에 방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렵습니다.

안타깝게도 큰돌고래 보유 수족관에서 꾸준히 폐사하는 개체가 나오고 있고, 폐사의 주요 원인인 패혈증과 같은 감염질환은 감금된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에서 야기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카라와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당장 방류가 어려운 큰돌고래의 복지 증진과 보호를 위해 바다의 일정 구역을 보호시설로 만드는 해양동물 생츄어리 바다쉼터의 필요성과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유준택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연구관의 발제, 류종성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위원장을 좌장으로 신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과장,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소장,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 최인수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종합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약골 공동대표는 국내 해양포유류 바다쉼터 조성의 필요성 및 진행 경과, 바다쉼터의 적정 후보지 조건, 국내 바다쉼터 후보지 검토 결과, 해외 바다쉼터 조성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향후 개정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 점진적으로 진행될 수족관 고래류의 전시 및 공연 폐지, 수족관 해양포유류의 노령과 질병 등으로 시설 내 사육이 불가능해질 경우, 수족관의 자체 번식이나 국외 반입 등의 이유로 원서식지 방류가 어려운 해양포유류가 콘크리트 유리벽이 아닌 자연 환경에서 여생을 보내고, 구조된 야생 개체의 치료 및 재활 목적의 계류 공간이 필요할 경우 등 바다쉼터의 필요성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다만 바다쉼터를 조성하기 위해선 태풍, 해일 등의 재해로부터 안전한 지형을 선별해야하고, 수심, 수온, 수질, 면적, 주민 어업권과의 충돌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 국내에 바다쉼터 조성을 논해볼 수 있는 후보지는 매우 한정적인 것이 현실이며, 그럼에도 최선의 적지를 찾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어진 유준택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연구관은 고래연구센터의 조사 및 연구를 바탕으로 국내 해양포유류의 분포 현황 및 조사 개선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 해역에서 발견되는 고래류와 기각류, 그리고 해역별, 종별 해양포유류 혼획량과 좌초·표류량 수치가 공개되었는데 대부분의 해양포유류 좌초·표류 상황 시 이미 개체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인 관계로 2019~20235월까지의 해양포유류 구조 및 방류 건수는 5마리에 불과하는 등 한계가 있습니다. 고래연구센터에서 이러한 조사 결과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 개선 방향을 담은 계획을 전달했습니다.

 


발제에 이어 종합 토론의 토론자로 참석한 신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과장은 해양보호종 확대, 해양보호구역의 추가 지정, 개정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의의와 기대효과, 바다쉼터 타당성조사 및 기초설계를 위한 예산 확보 노력, 나아가 해양포유류에 대한 단순 개체수 파악에 그치지 않고 생태적 특성과 회유 경로 등을 조사하여 실효성 있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하려는 계획까지 해양포유류의 보호와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해양수산부의 노력을 밝혔습니다.

 


장수진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소장은 자연 상태의 고래류와 수족관 고래류의 차이점 비교를 통해 수족관 고래류의 복지 문제를 지적하고, 수족관 고래류의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환경적, 수의학 및 생리학적, 행동학적 요소를 설명했습니다. 이들을 고려했을 때, 수족관 고래류의 복지에 있어 바다쉼터가 고유한 생태적 요소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조성과 관리 측면에서 기울여야 할 주의점을 설명했습니다.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는 언론의 관점에서 국내 바다쉼터 조성이 도마 위에 오르기까지 수족관 돌고래의 복지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었던 점, 남방큰돌고래 방류를 통해 고래류의 복지 증진과 보호를 실현한 데에 대한 사회적 의의, 그럼에도 여전한 수족관 고래류의 복지 문제와 야생 남방큰돌고래가 받고 있는 생태적 위협 등 그간의 경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또한 고래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가가 고래류의 복지 증진 및 보호에 대한 관심으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닌 수족관 고래류의 관람과 소비 확대 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바다쉼터 조성 시에 수족관 산업의 폐해와 해양생태계 파괴 문제 등을 다루는 교육적 요소가 포함되어야 함을 피력했습니다.

 


최인수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현재 국내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예산이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단계부터 기획재정부를 통과하지 못해 실질적인 조성이 요원한 상태임을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유사한 사례로 산업동물로써 이용되어오다가 현재는 관련법 제정, 보호시설 확충, 민관협의체 발족 등을 통해 실질적인 종식 수순을 밟고 있는 사육곰 산업을 참고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미 사육곰 산업의 종식이 보호시설 조성에 대한 예산까지 확보되어 진행되고 있는 점을 들며 바다쉼터 조성도 유관기관의 이해와 의지가 있다면 현실성이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바다쉼터 조성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각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이제는 고래류가 감금되어 있는 수족관의 실태와 복지 증진의 필요성에 대해서 시민사회와 관할 중앙 정부 부처까지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급성을 인지하고 조속히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예산 확보와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모든 과정에 적극 임하며 필요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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