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 그리고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과제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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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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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 그리고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과제

 

 

동물권행동 카라는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 활동을 통해 서울시와 퍼시픽랜드가 맺은 큰돌고래 태지의 위탁계약 만료시기를 3차례나 연장시키고, 5차례에 걸친 토론회에 참여하며 태지의 복지를 높이는 방안 마련에 주력했습니다.

 

태지의 복지를 생각할 때 최선의 방안은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태지는 일본 다이지현에서 추정나이 5~6살에 포획되어 11년 동안 전시동물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야생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잊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태지를 자연으로 방류했을 경우 얼마 못가 위기에 처하거나 최악의 경우 폐사할 수도 있습니다.

 

카라는 바다쉼터라는 대안에 힘을 실어 왔습니다. 바다쉼터는 최종 목적지라기보다 자연 환경으로 되돌려 보내기 전 적응하는 중간 기착지로, 일종의 보호소(sanctuary)입니다. 태지와 같은 상황에서 즉각적인 방류의 위험성을 알기 때문에 바다쉼터를 통해 수족관이 아닌 자연과 같은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도록 바다쉼터 건립 추진을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습니다. 삼면이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바다쉼터 조성에 필요한 요소들(수심, 수온, 태풍, 수질, 어업권 등)을 충족시키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49일 카라는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가 바다쉼터 후보지로 제안하는 제주 성산읍 오조리 내수면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내수면이지만 갑문을 통해 바닷물이 들어오고, 안쪽으로 위치해 있어 태풍에 의한 악영향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수온 역시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은 공유수면으로서 현재 어업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바다쉼터 조성 가능성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확실성을 확보하려면 다각도의 과학적인 데이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미국 동물복지연구소(Animal Welfare Institute)의 해양 포유류 전문가 나오미 로즈 박사도 동행했습니다. 로즈 박사는 이곳에 바다쉼터의 현실가능성(feasibility)을 언급하면서도 수심이 얕다는 단점을 지적했습니다. 최소 10~15미터의 깊이를 확보해야 갇혀있는 돌고래가 어떤 변화에서도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성산읍 오조리 내수면 전경

 


바다쉼터 후보지를 답사하는 나오미 로즈 박사

  

바다쉼터 후보지 답사 다음날, 태지의 거취 마련에 대한 5차 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여러 동물권 단체와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시민환경연구소, 제주대학교, 해수, 서울시의원, 서울대공원 등 다양한 이해단위가 모여 막바지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본 토론회에 참여한 로즈 박사는 방류가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지만,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전하면서 현재 태지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바다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강조했습니다. 국내 바다쉼터 조성이 어렵다면 해외 바다쉼터로도 갈 수 있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습니다. 현재 미국에 돌고래 생츄어리가 건설 중이고 2년 후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태지 거취마련을 위한 5차 토론회

 

바다쉼터는 비단 태지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향후 오랜 시간 갇혀있던 돌고래들이 방류가 결정될 경우 수족관이 아닌 자연에 적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정부기관의 적극적이고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5차 토론회에 참여한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는 바다쉼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필요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5차례의 토론회를 거치며 시민사회와 관계 기관 간의 치열한 논의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바다쉼터의 조성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불투명하고, 당장의 방류 또한 위험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인지하면서 결국 바다쉼터를 조속히 조성해야 하는 과제를 한 번 더 확인하였습니다. 


태지의 위탁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서울대공원은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기증했지만 합의서에 따라 퍼시픽랜드가 [수중공연] 및 [사진찍기] 또는 야생생물법률의 학대행위를 금지하는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 기증은 취소될 수 있으며, 국내 또는 해외에 태지를 보낼 수 있는 바다쉼터가 마련된다면 태지는 언제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제2, 3의 태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바다쉼터라는 대안이 현실화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기관, 지자체, 국회와 함께 바다쉼터 조성을 지속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좁은 공간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야생동물들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자연과 유사한 환경 속에서 보호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생츄어리 조성에 힘쓸 것입니다. 또한 태지를 기점으로 수족관이라는 감옥에 평생 갇혀야 하는 해양포유류 전반의 복지 문제를 제기하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수족관 폐쇄도 강경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니다!!!’

 

체험중심 동물원 및 수족관의 난립을 방지하고 이윤 목적으로 운영되는 체험동물원/수족관을 폐지하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모으고자 합니다. 갇힌 공간에서 가까스로 살아가는 동물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동물은 인간의 오락도구가 아니다!’ 서명에 동참에 주세요. 동물권행동 카라는 오늘도 여러분과 함께 동물복지와 동물권 증진을 위해 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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